위·십이지장 궤양

▲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되면 각종 회식과 술자리가 많아진다. 그리고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하다 보면 우리 몸에서는 금세 신호를 보내기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궤양이다. 궤양은 위, 십이지장 점막이 흡연, 스트레스, 약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종양 등에 의해 손상돼 표면에 있는 점막층보다 깊이 패이고 점막근층 이상으로 손상이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신광식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궤양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스트레스 등 발병 위험인자 피하고
4~8주 꾸준한 약물복용 치료 가능
체중감소 동반하면 악성궤양 의심

◇복통, 메쓰꺼움, 체중감소 등 나타나

위장은 위산, 각종 소화효소, 담즙, 약물, 알코올 등 세포를 손상시키는 공격인자에 노출돼 있다. 이에 대비해 생체 내에 여러 단계의 방어요인이 갖춰져 있지만,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깨질 때 위와 십이지장의 점막이 손상되고 궤양을 일으키게 된다. 위·십이지장 궤양의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진통제 복용, 흡연 등이 대표적이다.

십이지장 궤양에서는 위산분비가 많아져 궤양이 발생하지만, 위궤양에서는 위산분비가 증가하지 않아도 궤양이 발생하고 위장 점막의 병적 변화에 의한 방어인자 감소가 위궤양 발생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 진통, 소염제에 의해 위궤양이 발생하는 기전은 약물이 위장 점막에 직접 닿아 자극을 일으키거나 위장 점막 세포층의 재생과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의 생성이 진통제에 의해 차단, 위장 점막이 손상돼 발생한다. 흡연은 위장 점막세포의 재생과 점막하 조직의 혈액순환 등에 장애를 가져와 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위·십이지장 궤양의 증상은 대표적으로 복통이나 심와부(명치) 통증으로 나타난다. 대게 위·십이지장 궤양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음식에 의해 악화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식후 통증이 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신광식 내과 전문의는 “위궤양은 메스꺼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체중감소가 있는 사람에서 위궤양이 발견되면 악성 궤양 여부를 반드시 감별 진단해야 한다”며 “특히 위·십이지장 궤양이 심하면 장출혈, 토혈, 흑색변,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궤양 천공(장이 뚫림)이 생기면 급성 복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60세 이후, 흡연자 등 발병률 높아

위·십이지장 궤양의 치료는 먼저 궤양과 연관퇸 통증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조절한다. 다음에는 궤양의 치유를 촉진하며, 궁극적으로는 위·십이지장 궤양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물치료에는 위산분비 억제제, 궤양의 치유를 돕는 점막 보호인자 등의 약물이 사용되며 4~8주간 복용한다.

또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된 경우에는 위·십이지장 궤양의 재발을 막기 위해 균을 치료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치료는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1~2주간 복용하며 진통제 복용, 흡연과 같은 원인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피하도록 한다. 출혈, 위출구폐색, 장천공 등의 합병증에 대해서는 내시경적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위·십이지장 궤양은 저절로 치유되기도 하지만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50~60%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대개 4~8주 정도에 궤양이 치유되며,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치료를 시행한 경우에는 치료가 끝나고 4~6주 후 검사를 통해 완전히 치유됐는지 확인한다.

위궤양은 악성종양이 숨어있으면 적절한 치료 후에도 호전되지 않을 수 있어 일정한 치료기간이 끝난 뒤 추적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위·십이지장 궤양과 연관된 합병증으로는 출혈, 천공이 있으며 위궤양의 경우 위출구 폐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위·십이지장 궤양으로 인한 출혈은 60세 이후에 잘 발생하며 흡연자,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신 전문의는 “궤양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위험인자인 흡연과 진통제 복용 등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위궤양으로 진단된 후에는 절대 금연해야 하며, 진통제를 먹어야 할 경우는 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며 “출혈 합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항혈전제, 혈전용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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