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 스리백 전술 점검
北 자책골로 1대0 승리
16일 日상대 우승 다퉈

 

한국 축구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북대결에서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대회 첫 승을 거두며 꺼져가던 대회 2연패의 불씨를 살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대회 2차전에서 후반 19분에 나온 북한 리영철의 자책골에 편승해 1대0 승리를 낚았다.

지난 9일 중국과 1차전에서 2대2로 비겼던 한국은 이로써 1승 1무(승점 4)를 기록했다.

한국은 오는 16일 오후 7시15분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일본과 최종 3차전을 벌이는 가운데 일본을 상대로 2015년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우승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전적에서도 7승 8무 1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한국이 북한에 진 건 1990년 10월11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축구 1차전 1대2 패배가 유일하다.

▲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2차전 한국 대 북한 경기에서 한국 장현수가 북한 정일관에게 파울을 한 후 일으켜주고 있는 장면(위)과 북한의 심현진이 김진수를 일으켜주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은 중국전에 선발로 나섰던 11명 가운데 무려 6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변화로 취임 후 첫 남북대결에 나섰다.

원톱에 김신욱(전북) 대신 진성욱(제주)을 세우고, 좌우 날개로 김민우(수원)와 이재성(전북)을 배치했다. 왼쪽 측면 오버래핑이 좋은 김민우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려는 신 감독의 노림수다.

스리백에는 왼쪽부터 권경원(톈진)-장현수(도쿄)-정승현(사간 도스)이 늘어서고,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대신해 올해 K리그에서 선방쇼를 펼친 조현우(대구)에게 맡겼다.

이날 A매치에 데뷔한 진성욱을 깜짝 선발로 내세우고 3-4-3 전형의 스리백 전술도 점검하려는 신 감독의 의도가 다분히 반영된 전략이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은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으나 북한의 수비벽은 두터웠다.

한국은 전반에 볼 점유율 63대37로 북한을 압도하고, 슈팅 수에서도 5개로 3개의 북한을 앞섰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선수 교체 없이 후반에 나선 한국은 다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쉴 새 없이 북한 문전을 두드리던 한국이 행운의 상대 자책골로 승기를 잡았다.

후반 19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김민우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을 북한 수비수 리영철이 걷어내려다가 발을 뻗었다. 다리를 맞고 굴절된 공은 그대로 북한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진성욱이 상대 문전에 파고들어 리영철과 볼을 경합하며 괴롭힌 끝에 얻어낸 귀중한 선제골이었다.

1대0으로 앞선 신태용 감독은 1분 후 진성욱 대신 장신 공격수 김신욱, 이창민(제주) 대신 발이 빠른 이명주(서울)를 교체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 들어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아찔한 실점 위기를 허용했지만 총력 수비로 북한의 공세를 막아내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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