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프랑스 연루 조사보고서 공개 예정

▲ 교황,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에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 역할에 용서 구해"

르완다가 객관적 조사결과를 들이대며 지난 1994년 발생한 투치족 집단학살에 대한 프랑스 책임론을 압박하고 있다.

1994년 4월부터 100일간 르완다 소수부족인 투치족과 이에 동조하는 후투족 약 80만 명이 후투족에 의해 학살당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측이 가해자 측의 무장을 지원하고 이들을 보호했다는 지적이다.

르완다가 1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조사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 전했다.

르완다 학살 당시 프랑스군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르완다 정부가 미국의 법률회사 커닝햄 레비 뮤즈에 위촉해 작성된 조사보고서는 12일 파리 주재 르완다 대사에 의해 프랑스 정부에 전달됐으며 프랑스 정부가 당시 상황에 대한 기밀문서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르완다 투치족의 약 70%가 학살당한 당시 상황에 대한 가장 완전한 조사보고서로 평가되는 ‘뮤즈 보고서’는 프랑스가 집단학살에서 그들의 역할을 계속해서 은폐해왔으며 현재 상당수가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학살 주모자들에 대한 처벌을 방해해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르완다는 벨기에 식민지였으나 프랑스가 1970년대부터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며 주베날 하비야리마나 대통령 정부를 지원해왔다.

1994년 4월 하비야리마나 대통령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내전과 학살극이 촉발됐다.

뮤즈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프랑스 정부는 학살에 참여한 르완다군과 경찰을 훈련하는 한편 투치족 살해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 프랑스 관리들은 투치족에 대한 비방에 참여함으로써 집단학살 논리를 가다듬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서는 비난하고 있다.

보고서는 당시 프랑스가 르완다에 대한 영국과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배제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학살을 자행한 당시 르완다 임시정부를 지원한 것으로 지적했다.

프랑스 대통령 수석 군사보좌관이던 크리스티앙 케스노 장군은 미테랑 대통령에게 인접 우간다에서 활동 중인 반군인 르완다애국전선(RPF)이 ‘앵글로-색슨’의 도움으로 ‘투치랜드’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의회는 1998년 자체 조사를 벌였으나 학살 연루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채 당시 프랑스군의 개입이 난민들에 피난처를 제공하기 이한 작전이었다고 결론지었다.

당시 RPF를 이끌던 폴 카가메 현 르완다 대통령은 1994년 르완다를 탈환한 후 프랑스의 이전 정부 지원에 반발해 르완다 공식 언어를 프랑스어에서 영어로 바꿨다.

또 2006~2009년 사이 프랑스와 관계를 단절, 현재 르완다에는 프랑스 대사가 주재하고 있지 않다.

루이스 무시키와보 르완다 외교장관은 집단학살에서 프랑스의 군사 정치적 공모의 흔적을 감추기 위한 조직적인 은폐, 조작행위가 이뤄져 왔다고 주장했다.

런던대의 르완다 전문가인 윌 존스 교수도 프랑스의 (집단학살) 연루 증거가 ‘아주 잘 확보돼있고 의문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면서 르완다 정부의 프랑스 정부 문책은 정당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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