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대문론’ 제기…바른정당 “대화여건 마련” 평가
통합형식·지방선거 공천·감정싸움…넘어야 할 문턱 많아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건너온 김성태 의원이 한국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 당선으로 ‘친홍(친홍준표)-복당파’ 연합 세력이 한국당의 신(新)주류로 올라섰고, 한때 최대주주였던 친박(친박근혜)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만큼 양당 간 물밑 대화를 재개할 여건이 갖춰진 것 아니냐는 관측에서다.
당장 김 원내대표부터 ‘대문(大門)론’을 꺼내며 통합 군불때기에 나섰다.
그는 12일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바른정당에 샛문만 여는 것이 아니라 대문을 열어 보수대통합의 길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샛문’은 홍 대표가 최근 한국당 재입당을 희망하는 바른정당 인사들을 향해 열어놓은 일종의 개별입당 통로다.
‘당 대 당 통합’이라기 보다는 한국당 복당을 노크하는 바른정당 사람을 문전박대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샛문이나 대문이나 문은 같은 문이고, 다 사람이 들어오는 문이다. 한국당이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 홍 대표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며 보다 적극적인 보수통합론을 피력했다.
복당파 출신 한 의원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바른정당 내에서도 양당이 합쳐야 한다는 확고한 뜻을 가진 분이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견제하고,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라도 통합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로 유승민 대표 체제 출범 한 달을 맞은 바른정당은 현재 국민의당과 중도·보수통합 논의에 주력하고 있지만, 한국당과의 대화 창구를 닫지는 않은 상태다.
정병국·이학재 의원을 통한 한국당과의 소통 채널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대표는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한국당과의 통합 대화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국민의당과 다양하게 연대, 통합 얘기를 하고 있지만 그 조차도 결론이 난 것은 전혀 아니다”고 신중론을 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전하고는 달리 한국당과 다시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며 “구체적인 진척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통합 관련 논의는 별도 창구를 통해 얘기가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당 간 통합의 문을 열기 위한 물밑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넘어야 할 ‘문턱’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우선 한국당 내부의 의견통일부터 이뤄져야 한다.
홍 대표는 친정인 한국당으로의 개별복당을 허용하는 ‘한국당 주도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샛문은 열려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복당파 일각에서는 대통합 차원에서 당대당 통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게다가 ‘세’(勢)가 위축되기는 했으나 친박은 바른정당을 ‘배신자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개혁보수의 가치’를 무형의 자산으로 내세우며 한국당에 대등한 당대당 통합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또한, 지방선거 공천문제는 또다른 난제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에 맞서 한국당의 참신한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다 양당 소속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의 공천 교통정리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한국당 홍 대표와 바른정당 유 대표의 뿌리깊은 감정의 앙금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13일 유 대표가 바른정당 지휘봉을 잡은 뒤 양당 대표간 상견례 차원의 인사조차 성사되지 않은 것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