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러프 제치고 6년 만에 수상 영광

▲ 롯데 이대호.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대호(35)가 국내 복귀 첫해에 곧바로 ‘황금 장갑’을 꿰찼다.

이대호는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54표를 얻어 윌린 로사리오(118표·일본 한신 타이거스), 다린 러프(53표·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1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6∼2007년, 2010∼2011년에 이어 개인 통산 5번째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이대호는 이번 수상이 6년 만이다.

지난해까지 해외 무대에서 뛰던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롯데와 4년 총액 150억 원의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 계약을 맺었다.

화려하게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대호는 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타격 솜씨를 뽐내며 롯데를 5년 만의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고,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으며 복귀 첫 시즌을 만족스럽게 마감했다.

골든글러브 8개 부문 모두 좋은 후보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1루수는 쟁쟁한 후보들이 몰린 격전지였다.

타율 0.320(15위)에 34홈런(5위), 111타점(공동 6위)으로 4번 타자의 상징인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채운 이대호를 필두로 로사리오, 러프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로사리오는 올 시즌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타율 0.339(8위), 37홈런(2위), 111타점(공동 6위), 장타율 0.661(2위)로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러프도 주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124타점으로 타점 타이틀을 차지한 러프는 타율 0.315(19위), 31홈런(공동 6위), 장타율 0.569(8위)등의 기록을 냈다.

로사리오의 경우 객관적인 기록에서 이대호를 능가했지만, 팀 성적이 하위권이었고, 외국인 선수라 표가 러프와 분산되면서 이대호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로사리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계약했다.

이대호에게는 골든글러브 경쟁자가 사라진 셈이지만 대신 내년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박병호(넥센 히어로즈)와 최고의 1루수 자리를 놓고 대결해야 한다.
2001년 롯데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이대호는 2011년까지 KBO리그 통산 1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2006년 타격 3관왕으로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이대호는 골든글러브도 4차례 수상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롯데를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고 2010년 KBO리그 사상 첫 타격 7관왕과 세계 최다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달성하는 등 당대 최고 타자로 활약했다.

롯데를 떠난 후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2년씩 뛰었다.

4년간 통산 570경기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미국 진출의 꿈도 이뤘다.

이대호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며 104경기에서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시애틀에서 플래툰 시스템으로 출전 기회가 제한됐던 이대호는 결국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이대호는 “솔직히 받을 줄 모르고 축하해주러 왔는데 받게 됐다. 받을 줄 알았으면 나비 넥타이를 매고 올걸 후회가 된다”며 “5년 동안 해외에서 뛰면서 한국 그리웠는데, 한국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롯데에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게 해준 감독님과 코치님, 팀 동료,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5년 동안 외국에서 같이 고생해준 제 아내 신혜정,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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