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대화 의지가 있는지와 함께 미국 백악관의 동의 여부, 미국이 ‘쌍중단’까지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 등이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대한 3가지 큰 의문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틸러슨 장관이 북한에 “대화를 하려면 휴지기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으나 그렇다면 미국도 그 대가로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雙中斷)을 수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도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쌍중단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핵 문제 해법으로 제시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대해 줄곧 반대 의사를 피력해왔다.

백악관이 틸러슨 장관의 파격적 제안에 대해 동의하는지도 불분명한 부분이다.

이전 행정부에선 국무장관의 발언이 곧 백악관의 의중을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라고 WP는 지적했다.

실제로 틸러슨 장관이 지난 9월 “북한과 두세 개 정보의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튿날 “시간 낭비”라고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일축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서로 모순되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 대북 외교 기법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혼재된 메시지가 오히려 대화 성사 가능성을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비공식 회담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수잔 디마지오 뉴아메리카 재단 선임연구원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부주의한 트윗”으로 “제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해도 북한이 이를 수용할지도 의문이다.

다만 최근 북한과 접촉한 인사들은 북한도 대화에 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치 담당 사무차장은 “북한이 문을 살짝 열어놨다”며 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화성-15형’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핵 무장력 완성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려고 들 수 있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비핵화에 관해 이야기할 가능성은 없으며 북한이 대화 과정에서도 믿을만한 상대일지는 알 수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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