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임금·청년실업 감안해야”

해고자 복직문제도 이견
쟁대위, 추가파업 결정
18~19일 부분파업 예정
연내타결 협상시간 부족
파업 장기화 우려 고조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연내타결을 위한 막바지 교섭을 벌였지만 쟁점안과 관련해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연내타결을 위해 남은 협상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교섭 난항에 따른 파업 장기화로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14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임단협 38차 본교섭을 가졌지만 큰 성과없이 마무리했다.

지난 4월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9개월간 이어진 교섭에도 노사가 좀체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데는 정비직군 임금 개선·정년연장·해고자 복직 등의 쟁점안을 두고 첨예한 공방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사에 따르면 정비사업부 실질임금 요구와 관련해 노조는 기아차 정비직군 수준의 임금을 요구중이다. 현대차 전 직군 중 가장 낮은 총액임금을 받고 있는데다 정비직군 실질임금 인상을 위해 회사와 3번 합의에 이르고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하지만 회사는 기아차 정비직군의 경우 주간연속2교대 전환 당시 근무시간을 기존 10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이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임금을 유지한 반면 현대차는 애초부터 8시간 근무형태라 근무시간을 더 줄일 수 없어 기아차 사례 적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즉 기아차의 경우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시간당 임금이 상승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이다.

현대차 전체 임금이 국내 최고 수준임에도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직군의 타 기업 임금과 비교해 임금인상을 주장하는 것에 관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도 올해 교섭의 쟁점 중 하나다. 노조는 60세 이후 국민연금 수령 시점까지 발생하는 공백기간을 없애기 위한 정년연장을 요구중이다.

문제는 지난 11월 기준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는 자칫 청년 일자리를 없앤다는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로 11월 기준으로는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해고자 복직 문제와 관련해서도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노사관계 전문가는 “현재 청년실업이 심각해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 노조도 청년실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며 “해고자 복직 문제의 경우 사실 제도 개선이나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향상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다. 생산라인 중단 등의 정당한 사유로 해고한 조합원들의 복직이 전체적인 회사 질서 유지와 관리 차원 등을 고려했을 때 그 파장을 고려해야하는 회사입장에서는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교섭에서도 성과를 얻지 못한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18일과 19일 전 공장 1, 2조 4시간씩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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