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KTX역세권 개발을 통해 도심 확장을 꾀하고 있다. KTX울산역을 끼고 있는 언양권이 부도심으로 자리매김하면 도시 확장은 물론 인구증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의 도심은 성남·옥교동에서 삼산동으로 옮겨갔으나 도시화의 수준이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지는 못했다. 삼산동 일대의 도시개발이 민간에 의해 이뤄짐으로써 편의시설이나 도시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과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많은 계획도시들에서 비슷한 경험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울산KTX역세권의 핵심 교통대책인 1단계 부지에서 삼남면을 연결하는 도로 개설사업이 제때 시행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국비 30억원 확보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예산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던 울산시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KTX역세권 1단계 부지에는 내년부터 2019년까지 2500가구의 공동주택 입주가 예정돼 있다. 단독주택과 사무실 등도 본격적으로 지어질 전망이다. 입주민들의 심각한 교통난이 예고돼 있는 셈이다.

역세권과 삼남면을 연결하는 도로의 확장 없이는 역세권의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역세권에서 언양·삼남 방면으로 이동하는 직통도로는 폭 3m의 통로박스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면 교통흐름이 단절되므로 이 통로박스 외에 왕복 6차선 도로를 신설하려는 이번 공사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 내년에 다시 예산확보에 나선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알 수가 없다. 설사 내년에 예산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1년여 도로개설이 지연된다면 입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말할 것은 없고 도시의 품격도 하락하게 된다. 곧 착공하게 될 2단계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올 수 있다.

KTX역세권에는 쇼핑·문화시설이 들어가는 복합환승센터와 MICE산업의 전진기지가 될 전시컨벤션센터도 들어선다. 주택·상업지로서뿐 아니라 산업도시 울산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갈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지역이다. 신도시개발에 있어 도로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다. 원활한 교통흐름이 보장되지 않으면 도시발전은 어렵다.

정부는 올해 예산편성의 기조를 복지예산 확대와 SOC 예산 축소로 잡았다. 흔히 도로개설은 대표적 SOC 예산으로 꼽는다. 그렇다고 도시 발전의 물꼬가 되는 SOC사업에 대한 배려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삭감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울산시도 국토부와 기재부에 사업타당성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했다고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확인하지 못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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