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7개월만의 한일전 4골 폭발 통쾌한 역전승
2승1무로 2연패 달성…동아시아 1위로 ‘우뚝’
이재성 MVP등 태극전사들 각종 상도 휩쓸어

▲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 대 일본 경기. 4대1로 대승을 거두고 대회 2연패를 차지한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축구가 역대 78번째 한일전을 통쾌한 ‘도쿄 대첩’으로 장식하고 동아시아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한국 축구가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7년 7개월 만에 한일전을 대승으로 장식하자 일본 언론이 ‘2010년 이후 7년 만의 굴욕적인 패배’라는 부제를 다는 등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한국 축구 통쾌한 ‘도쿄대첩’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 3차전에서 경기 초반 선제골을 내주고도 김신욱(전북)의 멀티골과 정우영(충칭)과 염기훈(수원)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앞세워 ‘숙적’ 일본을 4대1로 물리쳤다.

이로써 2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2015년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우승 상금 2억8000만원을 덤으로 챙겼다. 한국의 이 대회 우승은 2003년 원년 대회와 2008년 대회, 2015년 대회에 이어 통산 네 번째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2승 1무, 무패 기록으로 우승한 건 2003년 대회 이후 14년 만이다.

대회를 앞두고 6일 도쿄에 입성한 대표팀은 8일부터 열린 이번 대회에서 2승 1무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대표팀은 1차전 중국과 2대2 무승부로 불안하게 출발했고, 2차전은 북한의 자책골로 쑥스러운 1대0 승리를 거둬 순탄치 않은 길을 갔다.

그러나 전날 2연승을 달리던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4골을 폭발하며 통쾌한 4대1 역전승을 거둬 ‘반전 드라마’로 우승 트로피를 가져왔다.

2010년 5월 박지성의 ‘사이타마 산책’으로 유명한 친선경기 이후 5경기에서 일본을 이기지 못하다 2700여 일 만에 도쿄에서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해내며 팬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반면 2연승 중이던 일본은 안방에서 한국에 ‘역전 우승’을 헌납하며 2013년 대회 우승 이후 4년 만의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한국은 또 일본과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상대전적에서 41승 23무 14패의 우위를 이어갔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한 건 2010년 5월24일 친선경기에서 박지성과 박주영의 골로 2대0으로 승리한 이후 7년 7개월 만이다. 또 한국이 일본에 세 골 차로 이긴 건 1982년 한일 정기전 3대0 승리 후 무려 35년 만이다.

△K리그 MVP 이재성, E-1 챔피언십서도 MVP…태극전사 ‘상복’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한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각종 상도 휩쓸었다.

이번 대회 공격진의 한 축을 맡아 우승에 앞장선 한국 대표팀의 이재성(전북)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최종전을 마치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올해 K리그 시상식에서도 시즌 MVP에 뽑혔던 그는 이번 대회 중국과의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활약해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각종 통계 수치를 합산해 대회에서 가장 열심히 뛴 것으로 나타난 선수에게 주는 ‘베스트 듀얼 플레이어’ 상도 받았다.

이날 일본과의 최종전 두 골을 포함해 대회 3골을 터뜨린 김신욱(전북)은 남자부 득점왕에 올랐다.

2경기에 선발 수문장으로 나선 조현우(대구)는 최우수 골키퍼 상을, ‘캡틴’ 장현수(FC도쿄)는 최우수 수비수 상을 받았다.

신태용호는 E-1 챔피언십 트로피를 차지해 내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자신감을 충전하는 계기가 됐지만, 동시에 과제도 안은 만큼 월드컵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당장 하루만 쉰 뒤 19일 유럽으로 떠나 최근 소속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직접 점검하러 나선다.

△일본 언론, 7년 만의 한일전 대패에 ‘굴욕·수모’

한편 한국 축구가 일본의 심장부 도쿄에서 7년 7개월 만에 한일전을 대승으로 장식한 것에 대해 일본 언론도 충격에 빠졌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 축구대표팀이 한국에 1대4로 역전패한 결과를 스포츠 1면에 배치했다.

이 신문은 ‘일본, 4실점 완패’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이 대회 최종일 한국과의 경기에서 1대4로 역전패해 2승 1패, 2위로 대회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또 부제에는 ‘2010년 이후 7년 만의 굴욕적인 패배’라고 ‘도쿄 참사’의 충격을 전했다.

다른 신문들도 ‘참패’ ‘굴욕’ ‘수모’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안방에서의 대패 소식을 전했다.

역대 한일전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패배로 유명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패배 때는 일본의 축구 해설자의 “후지산이 무너진다”는 말이 한동안 회자됐다.

1997년 9월28일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조커로 투입한 서정원의 후반 22분 동점골에 이어 3분 후 이민성의 역전골로 극적인 ‘도쿄 대첩’을 완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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