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수출 16.5% ↑

울산 2.8% 증가에 그쳐

조선·자동차·석유화학

3대 주력업종 성장 정체

내년에도 둔화세 전망

우리나라가 올해 세계 6위의 수출대국, ‘무역 1조달러 클럽’에 다시 올라서며 수출 전성시대가 열렸지만 울산 수출은 맥을 추지 못했다. 조선, 자동차, 정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성장둔화로 올해도 글로벌 수출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울산경제 성적표를 분야별로 나눠 진단해 본다.

◇한국수출 ‘쌩쌩’

울산만 ‘제자리걸음’

산업수도 울산경제의 부진은 올해도 이어졌다.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제조업이 50년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음을 생산과 수출로 재확인한 한해였다.

17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말까지 울산의 무역규모는 수출 613억달러, 수입 273억달러로 43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폭은 작년(343억)보다 커졌다.

수출이 수입을 웃돌아 흑자가 쌓이는 것은 ‘장사’를 잘했다는 의미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수출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수입이 급락하면서 흑자 폭이 커지는 ‘불황형 흑자’의 전형적인 모양새다.

11월말까지 울산 수출액은 613억달러로 전년 동기(596억) 대비 2.8%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같은 기간 전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6.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다름 없다.

울산 수출이 이처럼 부진한 것은 3대 주력산업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석유와 석유제품만 호조를 보였을 뿐 자동차는 중국의 사드보복, 노조의 파업, 미국시장 부진 등으로, 조선은 수주와 인도물량 감소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울산 수출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700억달러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새해 수출전망도 어둡다

울산 수출은 2011년 1015억 달러로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2012년 972억달러, 2013년 915억달러, 2014년 924억달러로 900억달러대에 머물다가 2015년 726억달러, 지난해에는 652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수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까지 한 번도 1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지만, 2015년 13.8%, 2016년 13.2%, 올해는 11.7%로 추락할 전망이다.

수출이 부진에 빠지며 울산경제는 산업 생산과 소비, 투자 모두 부진한 ‘트리플 부진’에 빠졌다. 연중 광공업 생산과 대형소매점 판매, 투자지표인 건설수주액은 부진을 면지못했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를 떠나는 탈울산 행렬도 연중 이어졌다.

극적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2018년 전망도 밝지 않다. 새해 글로벌 경제의 회복국면에도 불구, 울산경기는 조선은 물론 석유화학, 자동차 업종의 경쟁력 약화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욱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 부장은 최근 울산경제포럼에서 “산업별로는 한계기업이 조선업뿐 아니라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산업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등 대외경쟁력이 취약해지고, 고용보호 강화 등으로 노동시장이 경직돼 이를 주력산업으로 하는 울산경제는 지속적인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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