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국민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동성결혼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7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에서 열린 성 소수자(LGBT) 행사에 참석해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동성 결혼을 원한다”며 “문제는 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지만 우리는 법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시대의 흐름이 그렇고 당신의 행복에 보탬이 된다면 나는 대찬성”이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3월 현행 법률이 남성과 여성의 혼인만 허용하고 있으며 가톨릭 신자가 월등히 많은 필리핀은 동성 결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기간 성 소수자가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성 소수자를 각료로 임명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인 판탈레온 알바레스 하원의장 등 일부 의원이 동성 결혼과 이혼 합법화 추진 의사를 밝히자 가톨릭계가 우려를 표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입장 선회에 따라 동성 결혼 합법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가톨릭계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필리핀 케손 시에서 지난 9월 열린 성 소수자 인권 옹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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