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계획 국회 보고…“이르면 연말 1차 협상…전면 아닌 부분 개정”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진행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전면이 아닌 부분 개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이 농축산물과 자동차를 포함해 상품과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익균형의 원칙에 따라 미국 측의 요구에 상응하는 우리 요구를 관철하고 농축산물 등 민감한 시장은 보호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한미 FTA 개정협상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국회 보고는 정부가 FTA 협상을 시작하기 전 거쳐야 하는 마지막 국내 절차로 이후 정부는 미국과 협상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1차 협상을 시작으로 3~4주 간격의 후속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자국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른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이 부분 개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무역협정을 전면 개정할 경우 TPA에 따라 협상 개시 90일 전 의회에 협상 개시의향을 통보해야 하지만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 보고에서 “NAFTA 재협상처럼 모든 것을 다 검토하는 것보다 우리가 필요한 부분만 족집게로 집어서 하는 게 유리하고 미국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상품, 서비스·투자, 원산지, 무역규범과 비관세조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상 쟁점을 예상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한 상품 분야에서는 시장개방 요구가 자동차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한미 간 무역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우리측 잔여 관세 철폐 가속화와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조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자동차 분야의 비관세장벽 해소 등 시장접근 개선에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의 원산지 기준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NAFTA 재협상에서 자동차의 역내부가가치 기준을 기존 62.5%에서 85%로 상향하고 미국산 부품 50% 의무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검증을 위한 ‘트레이싱 리스트(tracing list)’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 한국이 중국산 철강을 미국에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산업부는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금융, 전자상거래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논의된 이슈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예로 미국은 NAFTA 재협상에서 협정국이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고객 정보를 로컬(현지) 서버에 저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자제하고 전자상거래 기업의 소스코드나 알고리즘 공개 요구를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산업부는 미국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본부장은 “협상 전략상 미국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들고나올 거라고 예측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 농축산업계가 요구한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 완화에 대해서는 “타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FTA의 대표적인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에 대해 “손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ISD는 우리나라 정부의 법·제도로 손해를 본 미국 투자자가 국제중재기구에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산업부는 협상 목표에 대해 “상호 호혜성 증진과 이익의 균형 달성을 목표로 협상을 추진하겠다”며 “미국 측 개정 수요에 상응하는 우리측 개정 수요를 발굴·제시하고 개정범위 축소·완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측의 요구에 대해서는 “이익의 균형 원칙에 따라 미국의 잔여 관세 철폐 가속화와 비관세장벽 해소 등 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며 “농산물 추가 개방은 불가하다는 원칙적 입장을 지속해서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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