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다영 울산차량등록사업소 지방행정서기보

2017년 7월18일에 날아온 ‘제2회 지방직 최종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문자는 11월인 지금까지도 휴대폰 문자함에 남아있다. 이 소중한 한통의 문자를 받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과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 차마 삭제 하지 못하고 종종 꺼내 읽어본다. 공무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삼고 난 후 종종 찾아온 위기들은 도저히 끝이 날거 같지 않았지만, 묵묵히 견뎌내면 끝이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어느새 공무원이 되어 그 기억들은 추억이 되었다.

신규 임용후보자 교육이 끝나고 차량등록사업소에 돌아온 지 2주가 지났다. 접수되는 신규 등록 및 이전 건수는 하루에 400건 이상 많게는 500건 이상 된다. 아직 수많은 업무를 파악하지 못하여 민원인들을 향한 응대가 미흡할 때와 업무용 전화기가 울릴 때는 식은땀을 흘리기 일쑤지만 주눅 들지 않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데에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선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쉴 틈 없이 밀려오는 민원들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을 할 때도 있고, 그렇게 퇴근해 집에 가면 저녁도 거르고 잠이 들기도 하지만 민원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뿌듯함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그 감동은 내가 즐겁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수험기간에는 합격만 한다면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다짐했지만, 이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공직자가 될 것인지를 생각할 때인 거 같아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몇 가지 생각해보았다.

첫째, 지금까지 받은 소중한 도움들을 잊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자. 이 자리에 오기까지 혼자 힘으로는 절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공부를 할 때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응원이, 신규 임용 교육 중에는 동기들의 도움이, 첫 발령지에서는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기에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여태까지 이런 소중한 도움을 받기만 했다면, 이제는 내가 많은 분들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특히,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둘째, 시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현대사회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그로 인해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펼치는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며, 그 바탕에는 신뢰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먼저 신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신뢰를 주기 위해 노력하자.

셋째,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생활하는 겸손함을 지니자. 지금까지는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시민으로서 살아왔지만 공무원이 된 지금 이제부터는 시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해야 하며, 겸손함을 가지고 어느 장소에서나 배우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간직하고 실천한다면 훗날 많은 공적가치를 이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면 현실의 어려움을 핑계로 초심을 포기하고 싶거나 잊어버릴 때가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임용후보자 교육에서 수십 년 공직생활에 몸담고 계신 선배님들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기억하고 공무원으로서의 기본자세를 지켜나간다면 공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수험생활의 힘들었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들춰보았던 합격문자처럼 공직자로서 한발 내딛는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써내려간 다짐들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겠다.

이다영 울산차량등록사업소 지방행정서기보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