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서 국내U턴 선택
같은 잠실구장 다른 유니폼
FA시장도 계약 이어질 전망

▲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접고 LG 트윈스와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LG 트윈스 제공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을 뛴 김현수(29)가 KBO 리그에 복귀한다.

김현수는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가 아닌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새로운 둥지로 선택했다.

LG는 19일 프리에이전트(FA) 김현수와 4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65억원, 연봉 5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15억원은 지난해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받은 역대 외야수 최고액(100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역대 FA 규모로는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4년 150억원)에 이은 2위다.

김현수는 신일고 시절 고교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고, 청소년 대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외야수로서 발이 느리고 수비가 약하다는 이유로 저평가돼 2006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팀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결국 김현수는 두산에 연습생 신분인 신고선수로 계약금 없이 연봉 2000만원만 받고 입단했다.

2006년 데뷔 해에 단 한 타석에만 들어섰던 김현수는 2007년 99경기에서 타율 0.273을 기록하며 자신을 향한 편견을 깨뜨려 나가기 시작했다.

프로 데뷔 3년째인 2008년에는 타율(0.357), 최다안타(168개), 출루율(0.454) 1위에 오르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성장했다.

KBO리그 성적은 2015년까지 10시즌 동안 1131경기에서 타율 0.318과 1294안타, 142홈런, 771타점이다.

김현수는 2015년 141경기에서 0.326의 고타율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28개의 홈런을 쳐내며 중장거리포로서의 이미지까지 더했다.

그해 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에 출전해 최우수선수(MVP)를 받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은 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총액 700만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에 입성했다.

김현수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적었음에도 2016년 타율 0.302, 92안타, 6홈런, 22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시즌 중반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됐다.

메이저리그 재도전 의사가 있었던 김현수는 그러나 이번 윈터 미팅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빅리그의 싸늘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국내 복귀를 선택한 김현수는 지난달부터 지속해서 구애 의사를 드러내 온 LG 구단과 손을 잡았다.

올 시즌 물방망이 탓에 고전했던 LG는 중심타선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김현수를 영입해 타선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했다.

LG 구단은 “김현수가 중심타선의 한 축으로 활약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계약을 마친 김현수는 “새로운 기회를 제안해주신 LG 구단에 감사드린다. LG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며, 팬분들의 성원에 더 많은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현수는 오는 21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메이플홀에서 입단식 및 공식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던 김현수의 거취가 결정된 만큼, 야구계에서는 얼어붙은 FA 시장이 ‘해빙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C는 자팀 FA였던 이종욱(1년 5억원), 지석훈(2년 6억원), 손시헌(2년 15억원)과 협상 완료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FA 시장에서 팀을 찾지 못한 선수는 김주찬(KIA), 김승회(두산), 최준석, 이우민(이상 롯데), 채태인(넥센), 박정진, 안영명, 정근우(이상 한화), 이대형(kt)까지 9명이다.

여기에 ‘실질적 FA’인 양현종(KIA)까지 잠재적인 시장 후보로 묶을 수 있다.

이중 대다수는 원소속팀과 협상에 한창이다.

양현종과 김주찬은 KIA와 큰 틀에서 합의를 마쳤고, 김승회 역시 두산 잔류가 유력하다.

한화 출신 FA 선수 삼총사도 올해를 넘기더라도 팀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최준석과 이우민, 채태인, 이대형 등 원소속팀에서 보상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4명의 거취다.

30대 중반 베테랑 선수인 이들은 즉시 전력에 보탬이 될 선수다.

다만 계약 기간과 연봉에서 좀처럼 구단과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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