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림과 파킨슨병

 

대표적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
몸 속 윤활유 역할하는 도파민
부족해지면서 뻣뻣하게 굳어져
수전증과 달리 편히 쉴 때 손떨림

아직 완치법 없지만 호전은 가능
꾸준한 저강도 운동 예방에 도움
카레·베리류 과일 섭취도 좋아

손떨림은 굉장히 흔한 증상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추운 날씨가 아님에도 손을 떠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손떨림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과한 음주로 인해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질환으로 혈액 속 유해 물질이 뇌에 들어가서 생길 수도 있다. 또 갑상선 질환 또는 소뇌를 침범하는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하다. 가장 많은 원인은 흔히 ‘수전증’이라고 부르는 본태성 진전(essential tremor)이지만, 가끔 파킨슨병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교수)와 함께 손떨림 증상과 파킨슨병에 대해 알아보았다.

­손떨림 증상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진찰 소견이다. 파킨슨병의 떨림은 편히 누워있거나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에도 손의 떨림이 있다. 이를 안정시 진전(resting tremor)라고 한다. 주로 몸의 한 손에서만 떨림이 생기는 것도 특징적이다. 반대로 흔히 수전증이라고 하는 본태성 진전이나 그 외의 다른 떨림 증상은 팔을 내려놓고 쉬고 있을 때에는 떨림이 없고, 글을 쓰거나 수저로 식사를 하는 등 어떤 행동이나 자세를 취하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를 자세성 진전(positional tremor)이라 부른다. 즉,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지는 반면, 다른 질환에 의한 손떨림은 어떤 물건을 집거나 들 때 또는 가리키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심해진다. 다음으로 갑상선 질환 등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와 이전의 약물 복용력의 확인이 필요하다. MRI(뇌자기공명영상) 검사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핵의학 검사같은 보다 자세한 검사를 요할 수도 있다.”

­흔히 손떨림이 중풍의 전조 증상이라고 한다. 실제로 연관이 있는가?

“중풍은 뇌혈관 질환에 의한 것으로 뇌졸중(stroke)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뇌졸중이 손발 떨림을 보이는 경우는 일부 일과성 뇌허혈 또는 소뇌부위 뇌졸증에서 보일 수는 있으나 비교적 드물다. 즉, 손떨림은 중풍보다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른 병에 인해서 일어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파킨슨병은 어떠한 병이고, 원인은 무엇인가?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다. 뇌의 아래쪽 바닥 부분에는 흑질(substantia nigra)이라고 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도파민(dopamine)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러한 흑질세포에서 나오는 도파민은 우리 몸에서 일종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한다. 파킨슨병에서는 흑질세포가 서서히 사라지게 돼 몸에서 윤활유(도파민)가 부족해지면 몸이 안 움직이고 뻣뻣하게 굳어지는 데 이를 파킨슨 증상(parkinsonism)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당뇨병에서 인슐린 분비세포가 사라져서 몸에 인슐린이 부족해 당뇨가 생기듯이, 파킨슨병에서는 도파민 분비세포(흑질세포)가 사라져서 몸에 도파민이 부족해진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병은 아니며, 전염되는 병도 아니다. 현재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들과 유전적 요인 등이 서로 상호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양희준 울산대학교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서로 다른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해마라고 부르는 뇌의 깊은 안쪽 부분의 조직과 함께 뇌의 전체 표면을 둘러싸는 피질이 침범되는 데 반해, 파킨슨병은 주로 흑질이라고 하는 뇌의 아래쪽 바닥의 뇌간 부분이 주로 손상된다. 그러나 두 가지 질병은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이러한 만성 진행성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이며 두 번째가 파킨슨병이다.

­파킨슨병은 완치 가능한가?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완치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많은 증상들이 앞서 말한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므로 이러한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적절하게 투여하면 파킨슨병의 증상을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는 이러한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수술, 재활 치료, 저강도 운동(low-intensity exercise) 등의 다양한 수단을 이용한다. 치료약은 다양하며 도파민을 만드는 재료인 레보도파(levodopa) 제제,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도파민 효현제(dopamine agonist), 도파민의 분해를 방해하여 효과를 올리는 마오-B 효소 억제제(MAO-B inhibitor) 및 COMT 효소 억제제(COMT inhibitor), 항콜린제(anticholincergics) 등이 있다. 하지만 각 환자마다 필요로 하는 약물과 복용 방법, 투여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환자마다 개별화(individualization)해 처방하게 된다.

­파킨슨병의 예방법은 무엇인가?

“아직까지 완전한 파킨슨병의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한 저강도 운동과 신체활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카레 같은 일부 식품, 사과나 딸기 등의 베리류 과일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까지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가 가장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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