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17 울산경제 - 3.조선

 

지난해 수주 급감으로 도크 가동중단도 잇따라
현대重, 현대로보틱스 지주사로 지배구조 개편
조선·기자재업체, 사업 다각화 노력도 이어져

지난해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울산의 조선산업은 올 들어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업황 개선으로 수주가 증가하는 등 바닥에서 탈출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1~2년새 수주가뭄 여파로 도크가 잇따라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등 지역 조선경기 침체는 여전히 진행중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체제 확립에 박차를 가했고,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은 사업 다각화 노력을 활발히 했다.

◇수주 회복세 속 도크 가동 중단 잇따라

지난해 최악의 수주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치는 전년도(95억달러) 보다 20억달러 떨어진 75억달러로 대폭 낮춰졌다. 글로벌 조선업황이 올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유가 오름세 속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며, 현대중공업그룹 3사의 10월말 기준 수주 실적은 78억2100만달러어치로 올해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수주척수도 올해는 10월말 기준 121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척)과 비교할 때 5배 가량 크게 늘었다. 선종별로는 유조선 13척, 벌크선 10척, 가스운반선(LNG·LPG) 9척에 작년에 수주가 전무했던 컨테이너선 5척까지 비교적 다양했다. 다만 해양플랜트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수주 실적 ‘0’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주 회복과는 별개로 2015년과 지난해 수주가 급감함에 따라 일감이 줄면서 도크 가동 중단도 잇따랐다.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4도크에 이어 올해는 3월 울산 본사 5도크와 7월에 군산조선소가 차례로 가동을 중단했고, 8월에는 현대미포조선 4도크도 가동을 멈추는 등 총 4개 도크가 가동을 중단했다.

 

◇지주사 체제 확립…사업다각화 노력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분사 결정 이후 올 들어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진력했다.

현대중공업에서 개별 법인으로 분할된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가 주식시장 재상장을 통해 5월부터 본격적인 독립경영에 돌입했다. 또 현대미포조선이 소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8.0% 중 3.2%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고 하이투자증권 매각 작업도 속도를 내는 등 지주사 체제 확립에 박차를 가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려 경영진의 세대교체 작업도 활발히 이뤄졌다.

현대중공업의 개국 일등공신인 최길선 회장이 자문역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대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지역 조선 및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사업다각화 노력도 이어졌다.

세진중공업은 울산시와 협약을 맺고 2020년까지 327억원을 투자해 해양·육상 플랜트 제작과 소형선박 건조사업에 진출했고, 현대중공업은 한국전력, 현대오일뱅크와 손잡고 원유 찌꺼기를 전기로 재활용하는 페트콕(Pet-coke) 발전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