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는일에 가치 부여하고
남 의식하거나 비교하지 않으며
행복한 맘으로 한해 마무리하길

▲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하루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기대와 설렘 속에 또 어떤 이들에게는 걱정거리를 안긴 채….

그리고 오늘도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때로는 신문이 배달되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한다. 산업현장과 사무실 그리고 가정 등에서. 우리는 왜 이렇게 매일 일을 할까? 일찍이 헤르만 헤세는 그의 시에서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아무 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의무뿐.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라고 노래했다. 그렇다. 우리가 매일 정신과 육체를 혹사시키면서까지 일을 하는 목적은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 행복할까? 돈을 많이 벌면? 아니면 소위 출세를 하면? 아니다. 이러한 것들은 중간 목표는 될지언정 궁극적인 목표는 되지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에는 국가의 역할과 개인 스스로의 몫이 있을 것이다. 국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면서 개개인의 권리와 개성을 보호하고 지원해 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며 여기서는 우리 개인의 몫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먼저, 삶의 기대치를 낮춰야 할 것이다. 2년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제일 높은 나라가 부탄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1인당 국민소득 2000불 정도에 불과한 나라 국민의 97%가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뭘까? 바로 지나친 욕심을 내지 않고 각자에게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다. 얼마 전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유람선을 탔는데, 여자 종업원 한 명이 음식 서빙과 사진 촬영 등을 하는데 5시간 내내 웃으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이 신기해 가이드를 통해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자기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재미있고, 많지 않은 수입이지만 저축할 수 있으며,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면 된다며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다음은, 자기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성취에 보람을 느끼자는 것이다. 언젠가 주말 드라마에 70대 양복점 주인이 대기업 사위로 들어가 간부가 된 아들과 나눈 대사가 기억 난다. “얘야 너는 행복하냐? 나는 행복하다. 내가 지어 준 양복을 입고 손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 행복은 바로 그런 것이다. 행복의 비결에 대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각자가 매일 하는 작은 일에도 가치를 부여하고 즐겁게 성취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면 될 것이다.

셋째는, 남을 너무 의식하거나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의 대문호 알베르 카뮈는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행복은 누구에게 자신의 가치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닐진데 나의 즐거움보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아서는 안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기본적인 의무와 규율은 지켜야 하겠지만 남의 시선을 너무 우선시하거나 남이 하니까 따라 하는 식의 생활태도는 버려야 할 것이다.

끝으로, 순간 순간 그 날 그 날 행복을 느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때로 올지 오지 않을지 확실히 모르는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느 워크숍에서 ‘행복’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강사는 다음 한 문장으로 마무리를 했다. ‘당신이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미래에 전혀 대비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라는 뜻은 아니고,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듯이 우리의 인생도 결국 순간 순간이 모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순간들을 행복하게 보내야 할 것이다.

‘행복은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행복은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 다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마치 단거리 경주를 하듯 숨차게 살다보면 그 소중한 선물을 놓칠 수 있다. 금년 한 해, 복잡한 일도 많았고 특히 경제사정이 나빠 힘도 들겠지만 각자의 여건 내에서 나름대로 삶의 보람을 찾아서 행복한 마음으로 2017년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더욱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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