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같은 시간대 열리는 두 공판
무죄판정땐 정치세력화에 날개 달겠지만
유죄로 결론나면 정치지형 대격변 예고

▲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지금 여의도 정치권과 울산 정치권의 시각은 온통 내일(22일) 대법원에 집중되고 있다. 원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와 울산 북구출신 민중당 윤종오 의원의 대법원 결심 공판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대인 이날 오후 2시10분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날 2호 법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와,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윤 의원에 대해 각각 결심공판을 하게 된다.

최대 관심사인 홍 대표의 상고심 결과에 따른 정국의 변수는 엄청나다. 무죄로 결론 나게 될 경우엔 홍 대표는 일단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보수 지지 세력의 확보로 탄력을 받으면서 탄탄대로를 걷게될 것이다. 나아가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의 광역단체장 1~2개를 건지고, 울산을 비롯해 영남권에서 선전할 경우 2020년 치러지는 21대총선까지 어떤 형태로든 안정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정치적 가변성은 없지 않으나 차기 대선가도까지도 돌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현재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62개 당협위원장 물갈이 후폭풍도 정치적 애칭 ‘홍반장’과 스트롱맨 답게 ‘찻잔속의 태풍’으로 진화할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울산은 어떠할까. 평소 정치적 ‘호형호제’ 사이인 김기현 시장도 시장후보 우선공천에 탄력을 받게 된다. 본선가도로 질주할 수 있는 발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홍반장’과 김무성의 두가족 한지붕 계보인 강길부(울산 울주)의원 역시 차기 당협위원장직을 다시 꿰차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만일 홍 대표의 판결이 ‘유죄 취지’로 결론나면 어떻게 될까. 한국당은 쓰나미와도 같은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른정당까지 보수 야권의 정치지형이 확 바뀔 수도 있다. 홍 대표가 추락한 상황에서 당장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이 경우 그동안 홍대표측 지도부에서 완전 밀려난 서청원을 비롯해 박근혜측의 총반격이 본격화하면서 자중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복당파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 등과 개혁성 소장파 등이 힘을 합쳐 당권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등 여권은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로운 야당 지도부의 출범으로 범야권의 결집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즉, 뉴리더를 중심으로 현재의 17~20% 안팎의 낮은 한국당 지지도를 지방선거까지 가파르게 상승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울산의 경우를 보자. 울주군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한 김두겸 위원장을 비롯한 당원들의 집단 저항이 더욱 세를 받게 되고, 소외됐던 친박측도 기지개를 펼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친박측 의원의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도전에서 석패한 박맹우(울산 남을) 전 사무총장의 당지도부 도전도 예상해 볼수 있다.

다음으로 윤 의원에 대한 재판 결과다. 먼저 무죄로 확정되면 민중당의 원내외 세력은 더욱 공고해 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회 원내대표인 윤 의원은 민주당 등 여권과도 스킨십을 통해 후반기 국회에선 더욱 활발한 의정활동이 예상된다. 지역 민주당과 정의당과의 선거연대를 비롯한 관계정립에도 탄력을 받는다.

반면 유죄로 결론나게 될 경우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울산의 선거지형이 가파르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북구는 내년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선거 국면으로 완전 전환하게 된다. 여의도의 여야 지도부에서도 필승후보 전진 배치여부를 놓고 고민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자동차·조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이 날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홍준표 대표와 윤종오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주목되는 이유다.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