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철군할 것을 촉구하는 등 악화일로에 있는 중동사태에 대처하는 긴급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장미원에서 행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측에 점령지 철수를 촉구하는 한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중동 현지에 급파키로 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자살폭탄공격과 보복응징전이 최악의 국면을 맞은 가운데 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 반미 아랍권 국가를 포함, 요르단, 이집트 등 친미 아랍권 국가들까지 나서 미국을 겨냥한 반이스라엘 전선 구축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데 따른 방향 선회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친 이스라엘정책에서 선회, 이스라엘의 군사진입 중단과 철군을 처음으로 촉구한 것은 중대한 변화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견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공격과 자치지역 진입을 중단할 것을 이스라엘측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의 중동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라말라를 포함한 팔레스타일 점령지역으로부터 이스라엘 철수 외에도 △중동평화를 위한 유엔결의에 따른 즉각 휴전 △테러·폭력·선동 중단 △미측이 제시한 테닛 중재안과 미첼평화안 이행 등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에 동시에 촉구했다.

 그는 테러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면서 어떤 국가도 테러범들과 타협해서는 안되며, 죽음을 유일한 목적으로 삼고 있는 자들과는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은 그들의 이웃이 될 팔레스타인 국민들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제안은 당초 팔레스타인측의 잇단 자살폭탄공격을 테러행위로 성토, 아라파트 수반에게 테러분쇄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과 책임을 추궁한 반면 이스라엘측 군사대응을 정당한 자위권으로 인정하던 정책을 일단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소식통들은 부시 대통령의 요구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정부에 중대한 문제를 던져줄 수도 있다면서 자칫 미국과 이스라엘이 분쟁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부시 대통령은 내주중 파월 장관을 중동 현지에 급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도부와 긴급 접촉하도록 하는 한편 앤터니 지니 미 중동특사에게는 5일중 연금중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라고 지시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6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긴급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아랍권내 반미·반이스라엘 감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CNN 방송은 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표를 새로운 정책 움직임이라면서 이는 부시 행정부가 중동사태에 개입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AP통신은 부시는 높은 위험이 따르는 도박을 하고 있다면서 만일 파월 장관이 빈손으로 돌아온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수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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