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충남 천안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도 고병원성 AI로 확진됨에 따라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AI 감염 여부 검사 과정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된 정읍 육용오리 농가(2만9천마리 사육)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로 최종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충남 천안 풍서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도 고병원성 H5N6형 AI로 확인됐다.

이로써 올겨울 들어 농장에서의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전북 고창·정읍, 전남 영암 2건 등 총 4건이 됐다. 전부 오리 사육농장이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농가에서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온 경우에만 ‘AI 발생’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사례 5건까지 포함하면 고병원성 확진 사례는 총 9건이다.

살처분 마릿수는 20만1천마리로 늘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읍 농장은 앞서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영암 육용오리 농장과 마찬가지로 전국 최대 오리 계열화 사업자인 ‘다솔’의 계열농가다.

계열농가란 축산업체와 사육 위탁 계약을 맺은 농가로, 축산업체가 계열농가에 사육 시설 지원을 비롯해 병아리, 사료 등 사육 시 필요한 모든 품목을 제공하면 농가에서는 사육 후 출하 시 수수료를 받게 된다.

당국은 앞서 영암 농가 확진 이후 다솔과 위탁 계약을 맺은 전국 모든 농가에 대해 AI 일제 검사를 하던 과정에서 정읍 농장의 AI 발생 사실을 확인됐다.

다만 다솔이 운용하는 사료 차량 등에 의해 이른바 ‘수평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역학 조사에 따르면 정읍 농장 주변에 철새 도래지가 있고, 과거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가장 많은 청둥오리가 이 일대를 오간 흔적이 확인됐다”며 “다솔의 경우 전북, 전남 지역 내에서만 사료 차량이 움직이므로 전남 영암에서 전북 정읍으로 바이러스를 옮겨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다솔의 계열농가에서 두 건이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기 때문에 계열화 사업자로서 방역관리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는지 조사해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읍과 함께 이날 확진 판정이 내려진 천안 풍서천의 경우 야생조류 분변이긴 하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반경 10㎞ 이내에 가금사육 농가가 총 205호, 사육 마릿수는 407만9천 마리에 달해 농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역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경기 용인시청 AI 상황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국 어느 지역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농가 예찰, 소독, 정밀검사를 철저히 하고, 야생조류 차단방역을 위한 농가의 그물망 설치, 왕겨·사료 보관창고 관리 등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현장점검을 수시로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또 “49일 남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강원도 인접 지역인 경기 파주 등에 AI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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