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된 책을 읽지 않는 풍조가 강해지면서 서점에서 긁은 신용카드 금액이 1년 가까이 감소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점에서 사용한 개인의 신용카드 금액은 지난 9월 1천307억5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0.1% 감소했다.

서점의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12월 10.6% 감소한 이래 올해 9월까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점 신용카드 구매액은 관련 통계 작성 초기인 2009∼2011년만 해도 증가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감소세가 확연해졌다.

월간 자료로 보면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전년 같은 달보다 증가했던 적은 단 세 번뿐이었다.

9월 금액은 역대 최고였던 2010년 3월(2천409억2천100만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

책에 돈을 쓰지 않는 모습은 통계청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책을 사는 데 쓴 돈은 월평균 1만5천335원으로, 역대 최소였다.

작년 신간 단행본 정가(교보문고 납품도서 기준)가 1만8천108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가구가 한 달에 책 한 권도 사지 않은 셈이다.

책 구매를 줄이는 것은 인쇄 책을 읽지 않는 풍조가 가속하고 있는 현상과 관련 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1년간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비율은 65.3%로 1994년 조사 이래 최저였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1권으로 역시 사상 최소였다.

독서를 즐기기 위한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사라진 탓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따라 국민이 부담을 덜면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내년 7월부터 총급여 7천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신용카드로 도서를 산 경우 소득공제 폭을 확대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는 이에 대해 “저자, 독자, 출판사, 서점 등 경제주체들에 주는 심리적인 효과는 긍정적”이라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있고 일몰 기한 문제도 있는 만큼 다음 세법 개정 때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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