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남구 옥동청사 시대를 끝내고 율리시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2일 옥동청사에서 이사차량 환송행사를 하고 울주군 청량면 율리 새 청사에서 고유제를 지내는 등 전통적인 입주행사를 가졌다. 울주군은 50여년간의 객지 생활을 끝내고 오는 26일부터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울주군의 율리시대 개막은 축하할 일이다. 무엇보다 군청 소재지와 관할 행정구역을 일치시킴으로써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낡고 비좁은 청사로 인한 불편에서 벗어나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게 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원인들도 주차 등의 편의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공원처럼 꾸며진 새청사의 아름다운 환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위치적으로 울주군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아직은 노선버스가 없어 자가운전자가 아닌 민원인들은 불편이 없지 않지만 노선버스 확충을 통해 머잖아 어려움이 해소될 전망이다.

울주군의 공무원들은 새청사 시대를 단지 쾌적한 근무지를 갖게 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각오로 군정에 임해야 한다. 1000억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들인 새 청사는 공무원들의 것이 아니라 군민들의 시설이기 때문이다. 옥외 공간은 물론이고 사무실 등도 군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물론 일반 민원인들이 함부로 드나들어 업무를 방해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공직자들이 업무를 행함에 있어서나 편의시설 운영에 있어서 그 바탕에 항상 위민정신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울주군 청사 이전으로 새롭게 대두된 구 청사 매각 문제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 남구는 군청사 매입을 위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으나 400여억원이나 되는 비용 마련이 어려워 고민중이다. 매입 비용은 물론 청사를 재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수백억원의 비용이 또 들어갈 것이므로 재원마련이 예삿일이 아니다.

남구청은 10년 분할, 울주군은 3년 분할 납부를 각각 요구하고 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남구의 매입이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 군청 부지 주변은 법원·검찰청이라는 공공기관이 있는데다 학군이 좋기로 소문이 나 있어 매우 혼잡한 지역이다. 민간에 매각할 경우 이익을 극대화하는 건물이 지어지게 되므로 혼잡이 가중될 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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