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자동차 도시다.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갖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비중 있는 도시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울산이 그 중심에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2차산업으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자동차 산업은 스마트 모빌리티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총아로서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노동력의 비중이 높은 자동차 산업은 도시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자동차 산업은 기업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도시의 미래다.

울산시가 스마트 모빌리티 경쟁력에 있어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라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22일 세종시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열린 ‘스마트카 모빌리티와 ICT 기반 지능형 도로 인프라 융합 추진 방안’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주제발표자들은 한결같이 울산시가 하루빨리 스마트 모빌리티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카는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전기차 등으로 요약된다. 이들 차량은 단순하게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도로·교통·ICT 등의 기반이 갖추어져야만 한다. 자동차 도시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들 차량을 선도적으로 수용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라는 말이다. 우선 김규옥 자동차정책기술연구센터 연구원은 “울산시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안전기준, 표준 마련을 위해 정책 컨트롤 타워과 로드맵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래자동차인 커넥티드카와 전기차 개발에 대한 울산시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대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에 가속도를 내겠지만 지역 중소기업들인 부품업체들의 변화는 울산시가 이끌어나가야 한다. 내연기관차량의 완전퇴출이 머잖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인력의 절대부족과 연구개발 기능이 전무한 영세 부품업체들을 위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내연기관 차량 시대가 종식되고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면 노사관계도 매우 심각한 과제로 떠오르게 된다. 역으로 경직된 노사관계가 미래자동차산업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예견되는 노사문제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눈앞에 닥치면 이미 늦다. 볼보는 2019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의 국가들은 2030년, 2040년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자동차도시 울산을 위한 로드맵과 액션플랜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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