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종수 개인택시기사

울산역이 개통 된지도 벌써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유치한 울산역이 경부선의 ‘효자 역’으로 발전하여 울산시민은 물론이고 외지 방문객들한테 그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그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울산역 유치만이 울산 교통인프라의 천하통일이라도 이룬 듯이 올인 해 왔으며, 그로 인한 쏠림현상으로 도시교통의 균형발전을 깨는 우를 범하게 되었고 그것이 블랙홀로 작용하여 현재 울산공항과 고속버스, 택시 등 여타 대중교통 인프라가 차츰 그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울산역을 운행하는 급행버스의 운행방식에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급행버스는 원거리를 보다 빠른 시간에 갈 수 있는 편리한 운송수단이다. 하지만 울산의 급행버스는 시민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동네마다 찾아다니며 길거리 손님들을 승하차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시내버스 운행방식을 취하면서 요금은 시내버스의 두 배나 넘게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자칫 포퓰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으며 여기에는 울산시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눈먼 정책들까지 사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시 말해 울산시가 급행버스 운행방식을 너무 시민편의에만 역점을 둘 것이 아니라 도시교통균형발전을 통해 울산경제를 살리는데 하나의 좋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운행방식은 울산 외각 4곳(꽃바위, 병영, 달천, 남창)에서 출발하여 동네 곳곳을 누비며 너무 긴 시간을 운행하고 있다. 굳이 울산역에 안가는 사람들도 중간에서 타고 내리는 시내버스로 둔갑하여 급한 승객들의 불만과 열악한 택시손님마저 모두 태워가는 파행적 운행이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 예만 보더라도, 남창에서 출발하는 5004번의 경우 시민편의를 위해 수암동주민센터 앞으로 운행하는데 이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여기는 수암초등학교와 중앙중학교가 있는 편도2차로 학교 앞 30㎞/h, CCTV카메라가 설치돼있는 동네길이다. 이곳에 대형 급행버스가 정기노선으로 지정되었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외각 지역에서 출발하면 시내 거점 한 곳에만 정차하고 바로 목적지로 향하는 운행방식만 채택해도 경제의 선순환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수단이 될 것이다.

먼저 급행버스를 타기위해 택시를 이용하게 되면 열악한 택시경기가 살아나고 중간교통비용이 더 발생하게 되면 선택의 폭을 넓혀 비행기나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택시는 울산 내수경기의 지표이면서 소비주체이기도하다. 그래서 도시교통의 균형발전을 통해 울산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시민편의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소비가 줄고 근검절약을 조장하게 되어 타 교통인프라의 위축을 불러오는 경제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경제는 소비가 늘어야 살아나는 법인데 시민들이 소비를 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옛날 일본이 경제 불황을 겪을 때 일본 국민들의 근검절약정신 때문에 소비가 줄어 일본수상이 거리를 행진하면서 소비촉진을 호소하던 그 때를 생각하면 울산시정책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조차 이해하기 힘들다. 울산공항의 적자 분을 시민세금으로 보전해 줄 것이 아니라 경제운용의 묘미만 잘 살리면 얼마든지 도시교통균형발전을 통해 울산경제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변종수 개인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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