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17 울산 문화

▲ (재)울산문화재단 출범

지역문화재단 설립과 변화
초기 불안감 딛고 안정적 안착
생활·청년예술의 가치 재정립

대형작품 울산행 줄이어
지역인물 기반 창작물도 약진
시향·무용단 릴레이공연 인기

대규모 기획전시 잇따라
시립미술관 개관 앞서 잇단 전시
도시환경 활용 울산 홍보효과도

축제, 다양한 줄기 형성
마두희·쇠부리축제 등 다양화
고래축제·산악영화제도 급부상

2017년 한 해가 저문다. 지난 1년 울산의 문화와 예술계에 가장 큰 변화는 울산문화재단 출범에서 비롯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라진 구조 안에서 문화예술 창작자도, 이를 지원하는 기관도, 그렇게 완성된 각종 문화현상 전반에서도, 예전과는 분명 달라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도시문화를 선도할 문화재단 출범 이후 예술인들은 달라진 지원사업 패턴을 숙지하지못해 잠시 방황했다. 지역문화 속으로 깊이 들어와야 할 문화재단 역시 지역의 두터운 울타리를 뚫기위해 잠시나마 고전했다. 한마디로 2017년 울산문화예술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 낯선 것에 대한 불안함이 공존한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문화재단 출범 1년을 중심으로 울산의 각종 문화예술 현상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울산문화재단 출범 1년

지역문화재단은 할 일이 많은 곳이다. 지역문화진흥에 관한 중요시책을 지원하고 사업을 수행하여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에 부응하고, 품격 있고 따뜻한 문화예술도시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 광역단체와 기초지자체까지 전국의 시·도마다 문화재단이 없는 곳이 이상할 정도가 됐다. 이런 가운데 울산문화재단은 지난 1월 새해와 함께 출발했다. 울산문화재단의 지난 1년 사업은 크게 지역문화예술진흥 기반구축, 예술창작·발표 활동지원, 문화예술교육지원, 축제운영 등으로 구분된다. 출범에서 박상언 초대 대표이사는 ‘예술로 새롭고 문화로 행복한 더 큰 울산’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지난 4월 열린 비전선포식에서도 재차 강조했다.

물론 초창기 문화예술지원사업 심의를 진행하면서 지역문예계의 반목과 불신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지역의 궁금증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해 홍보마케팅의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예술행정의 전문가 조직인 재단의 특성을 살려 발빠른 대응을 보였고, 울산시의 행정지원과 지역문예기관과의 다양한 현장교류 등으로 지역문화의 튼실한 베이스로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재단 사업 중 기존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창작지원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재단출범의 가장 큰 의의는 미래울산문화의 버팀목이 될 ‘생활예술’과 지속적인 토양이 될 ‘청년예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켜준 데 있다. 예술인 뿐 아니라 일반인의 예술활동 활성화는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일으키고, 이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예술의 전문성과 고급화를 가져올 수 있다. 자유롭지 않은 문화구조 속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청년예술도 울산문화의 다양성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창작뮤지컬 ‘이예’

◇클래식과 뮤지컬 공동약진

대형작품들의 울산공연이 올해도 계속됐다. ‘레베카’ ‘영웅’ ‘지킬박사와 하이드’ 등 티켓파워가 증명된 대작 뮤지컬들이 연이어 울산에 상륙,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올해 초연한 ‘이예 그 불멸의 길’과 새로운 스텝으로 큰 변화를 시도한 ‘외솔’이 지역콘텐츠를 기반으로 울산의 인물을 대외에 알리는 창작물로 자리잡을지 주목되고 있다.

울산시립교향악단과 시립무용단의 상임지휘자와 예술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릴레이 공연무대도 인기를 모았다. 울산시향은 마에스트로 시리즈를 통해 국내외 유명 지휘자들을 초청해 총 6회의 공연을 마련했다. 상임지휘자는 관객단 및 시향단원 평가 등을 거쳐 내년 초 선임될 예정. 시립무용단도 3차례의 객원안무자 초청공연을 마련, 내년 초께 공석인 상임안무자 겸 예술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울산방문의해 일환으로 울산, 포항, 경주 해오름동맹 3개 도시가 합동으로 마련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도 지역간 교류의 산물이자 향후 도시간 문화교류의 마중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 태화강설치미술제

◇문화도시 견인차, 대형기획전

2020년 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미술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형 기획전은 물론 생태환경도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대형 야외전시가 잇따랐다.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예술관람 기회를 제공해 전시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어냈고, 도시환경을 활용한 미술전시로 문화도시 울산의 이미지를 대외에 알리는 효과도 지속됐다.

특히 태화강설치미술제는 지난 6월 태화강대공원에서 펼쳐지며 도심 속 수변공간과 아름다운 조경과 어우러졌다. 울산지역 최대의 국제미술행사로서 도시의 공공미술 품격을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며 시민들 마음 깊이 문화도시 주민이라는 자부심을 심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태화강대공원의 국가정원선정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현실화 되는데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지난 5월 울산시 남구 장생포 일원에서 열린 2017 울산고래축제. 거리퍼레이드에서 주민, 기업체, 해외공연팀 등 참가 행렬위로 축하 오색풍선이 날아오르고 있다.

◇지역축제의 재편 가속

지난 수십년간 처용문화제로 대표되던 울산지역축제가 최근 재편되고 있다. 올해는 그 흐름이 더욱 거세지고 다양한 줄기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처용문화제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민속축제로 특성화됐고, 그로부터 분리된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이 향후 국제음악페스티벌로 약진을 예고했다. 울산 남구의 울산고래축제는 장생포 일원의 고래문화기반과 시너지를 이루며 관심을 모았고, 울산 중구의 마두희축제 역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전통에 기반한 현대적 축제문화로 재해석돼 문광부의 2018 문화관광축제(예비축제)에 포함됐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20억원이 넘는 사업비로 예산상으로는 울산지역 대표축제로 올라섰고 내년 관련 재단 출범을 예고해 축제의 지속발전기반을 확보했다. 울산 북구의 쇠부리축제 역시 산업수도 울산의 근간을 이룬 쇠부리문화 정체성 규명이 지속돼야 한다는 제언이 잇달아 향후 새로운 차원의 사업구상 가능성을 높였다.

글=홍영진·이우사기자·사진=경상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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