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문문 ‘비행운’으로 차트 역주행 1위
어쿠스틱 사운드·포근한 음색에 입소문타고 주목

 

올해 음악 팬들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노래가 있다.

인디 싱어송라이터 문문(본명 김영신·29·사진)의 ‘비행운’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이 곡은 올 2~3월께부터 입소문을 타고 각종 차트 100위권에 진입해 순위가 ‘역주행’ 하더니 26일 지니, 올레뮤직 등의 실시간차트 1위를 찍었다.

‘지구엔 좋은 노래가 참 많아서/ 비집고 들어갈 틈도 하나 없죠’(‘문, 문’)라던 그의 서러움을 헤아려준 노래가 나온 셈이다.

지난해 7월 데뷔해 아직 대중적으로는 낯선 문문의 음악은 묘한 공감의 힘이 있다.

예쁜 시처럼 보이지만 자전적인 기록이 읽히고, 간결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포근한 음색에는 청춘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포개어져 있다.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난 문문은 “제 앨범은 일기장”이라며 “일기에 음만 붙인 것으로 사람들이 제 일기장을 훔쳐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사랑 노래를 하는 뮤지션들은 많지만, 이 얘기는 저만이 할 수 있으니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속을 꺼내 보인 음악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그는 결코 들떠 보이지 않았다.

“얻는 것도 있겠지만 잃는 것 또한 상응할 테니 기분이 막 좋다기보다 불안함이 있죠. 지금에 머무르고 싶을 뿐이에요.”

예명이 ‘문문’인 것도 “제 음악에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지구 상에 좋은 노래가 너무 많으니 저는 달에서 노래하겠다는 의미”라며 “음악에 자신감이 없으니 경쟁을 피하겠다는 투정이 섞였다. 유치하지만 달을 보면서 위로를 받곤 했다”고 설명했다.

문문 음악만의 힘을 묻자 동질감을 꼽았다.

“어느 순간 사람들이 이질감을 느끼며 정 때문에 들어준다는 생각이 들면 그만해야겠죠. 어린 시절의 고독함이 제 음악의 기반이 됐지만 나중에 배가 부르면서도 가난한 노래를 하면 지루해질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로도 쓰고 있다.

또 내년에는 반려견 시와, 우주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다니면서 1인을 위한 오지 버스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20번의 공연을 열고, 각종 페스티벌에 초대된 그는 “음원으로 저를 아는 분들은 선입견이 있는 듯하다. 제가 그리 진중하고 조용한 사람은 아니다”며 “공연에서 느끼는 리얼한 피드백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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