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 아냐…교각살우는 안 될 일”
“샴페인 잔 구조 깨야”…“내년 유통업체 PB 들여다볼 것”

김상조 위원장은 28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전체의 중요 과제”라며 “범정부 차원의 협업 체계를 통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표한 하도급거래 대책은 대·중소기업 불균형 해소와 자율 상생을 추진하되 필요하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같은 제도 강화로 법 집행력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샴페인 잔’과 ‘온탕 속 개구리’에 비유하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샴페인 잔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등 중간 허리가 너무나 부실하다”며 “이러한 비유적 진단은 이미 20년 전에 나왔지만, 상황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온탕 속 개구리는 당장 죽지는 않지만 계속 머물게 된다면 결국 죽게 된다”며 “이 온탕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에는 미래가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갑을 분야의 세 번째 대책으로 하도급 분야를 발표한 이유가 중간 허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책 중 소규모 하도급업체의 공동행위에 대한 담합 규정 적용을 배제하도록 하는 조항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담합 예외 인정은 조심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소비자에게, 특히 가격 인상 피해가 미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용을 배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합 예외와 관련해 “이미 독일과 일본에서도 법제화가 돼 있다”며 “현행법에도 일부 규정돼 있지만 법 개정을 통해 구체인 내용을 담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번 대책이 대기업을 배제하려는 대책이 아니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 기조가 대기업을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대기업 없는 한국 경제는 상상할 수 없기에 대기업을 옥죄거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교각살우의 결과를 의도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며 성장의 과실이 아래로 빠르게 확산하도록 선순환 경제시스템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발표 대책과는 별도로 “유통업체가 채널을 고도화하고 장악하는 과도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겪는 고통이 불공정하게 가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에는 대형마트가 협상력을 통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열린 청와대 대통령 주재 국무위원 만찬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며 ‘을의 고통’을 보듬어주는 것이 현 정부의 중요 과제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내년에는 국민의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을 하자‘고 모든 국무위원이 모인 자리에서 당부했고 국무위원들도 모두 다짐했다”며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해에 모든 일이 한꺼번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특히 공정위가 공정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데 가장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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