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생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며칠후면 정유년도 막을 내리고 무술년 새해가 시작된다. 새해를 맞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바라는 사항은 가족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원하는 바람이 제각기 다를지라도 가족의 건강과 경제여건이 보다 나아지고 자녀들이 원하는 직장을 얻길 바라는 것은 아마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공통분모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러나 북핵으로 비롯된 북미간의 정치기류는 예측조차 어려운 최악의 상황이 예상되며 지난 십여년 동안 세계최고의 위상을 차지하던 조선업이 중국과 싱가폴 등의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문을 닫는 조선업체들이 양산되면서 실업자들이 늘고 있으며 외국계자동차 GM도 적자가 계속되면서 국내 철수론이 거론되며 국산 자동차업체들도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일자리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조선과 자동차산업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인만큼 이들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여도는 실로 어떤 찬사도 부족할 정도로 막중하다. 지난 8월 한국의 조선업체들은 초대형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선 중국에게 패하였고 당초 한국업체들 간의 대결이 예상되던 요한카스트버그 프로젝트는 4억9000만달러의 가격을 써낸 싱가폴 회사에 돌아갔으며 이는 한국업체가 제출한 금액보다 무려 1억1000만(1210억원) 달러가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 세계각지의 선주들이 현대중공업의 파업을 우려해 발주를 기피하는 현상도 있었지만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올해도 예외없이 임금타결을 매듭짓지 못한 채 파업과 투쟁이 반복되고 있는데 현대 자동차의 평균임금은 9400만원이며 이는 중국공장의 근로자보다 9배가 높지만 생산성은 더 떨어진다고 한다. 세상에 봉급을 적게 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투쟁에 앞서 동동업계의 인건비와 경쟁력의 확보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습독하여 무리한 요구는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 세계의 정보가 동시간에 전달되며 세계에서 일등이 아니고선 생존하기 어려운 게 현재의 정세인데 세상 돌아가는 것도 외면한 채 기업이 망해도 나만 살아야한다는 극단이기주의는 일자리를 없앨 뿐 아니라 기업들을 해외로 내 쫓는 폭거나 다름없다.

선조들이 힘들게 지켜온 이 나라가 북핵으로 인해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는 상태고 국력을 앞세운 중국은 우리나라와 우리기업들의 생명줄을 쥐락펴락 농락하고 국빈방문한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비표를 부착한 기자가 중국공안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도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한 채 중국의 선처와 용서만 바랄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과거 한때 세계선박건조의 부흥에 일조를 하였던 말뫼의 좌절이 거제 및 군산 그리고 국내의 조선업체에 재현되리라고는 예측조차하지 못한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을 노사모두가 공감하여 파업과 투쟁이 아닌 상생과 화합의 큰 길로 함께 가야 한다. “내일 지구가 멸망 한다고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노사 및 국민 모두가 되새겨 반목과 질시가 없는 상생과 화합의 큰 길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

나라가 있어야 기업이 있고 기업이 있어야 일자리가 있고 일자리가 있어야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있어야 나라를 지키고 보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세상은 저 혼자만 잘살아서 되는 게 아니고 더불어 잘살아야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신이 없고 국력을 한 곳으로 집결할 수 있으며 위정자는 내치에 휘둘리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국정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은 죽어도 나만 살아야 한다는 방식의 편협된 노동운동은 이제 더 이상 없길 바라며 아울러 기업과 기업인을 죄악시하는 풍토 또한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오늘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국격을 이만큼 높인 것은 바로 우리나라 기업의 연구진들과 기술자들 그리고 쪽잠을 마다하며 세계의 시장을 누빈 오너들의 개척정신과 힘겨운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김춘생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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