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부문 김수환씨, 시 부문 이온정씨, 희곡 부문 송현진씨, 동시 부문 주하씨, 소설 부문 양지은씨, 동화 부문 이서영씨(왼쪽부터)

총 2566편 작품 심판대 올라
본심엔 작년수준인 173편만
한국 현대문단 거목들 심사
“각고의 노력과 천착의 결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6명의 문청(文靑)들이 본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지난해는 동시 분야 당선자가 없었으나 올해는 6개 전 부문에서 걸쳐 당선자를 냈다. 울산 출신 당선자는 없었고, 전국 단위 다양한 문력의 작가들을 배출했다.

올해 신춘문예는 두 번의 심사 과정을 거쳐 당선자를 가려냈다.

우선 지난해 12월9일 경상일보 8층 회의실에서 예비심사가 열렸다. 총 797명이 출품한 2566편의 작품이 심판대에 올랐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 응모작품이 650편이나 늘었으나 본심 진출작은 예년의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만큼 그 어느 해보다 깐깐한 예심이 진행됐고, 그 가운데 66명의 작품 173편이 본심으로 넘겨졌다.

 

예심에는 정영선·강성민(소설), 이영주·김재홍(시), 전정희(시조), 조경숙·심상우(동화), 박승우(동시), 백하룡(희곡) 작가가 각각 참여했다. 심사위원단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고, 해양·SF 등 장르물의 시도도 돋보였다. 시대변화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적 문제점을 시제화 한 작품도 다수였다. 문학에 대한 절실함, 이를 받쳐주는 탄탄한 기본기 위주로 예심통과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심 과정은 더 치열했다. 본심에는 이건청(시), 유익서(소설), 이정환(시조), 박두순(동시), 배익천(동화), 유민영(희곡) 작가 등 한국 현대문단의 거목들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당대 역사와 현실을 적극적으로 노래해야 한다. 그렇기에 각고의 노력과 치열한 천착이 필요하다”며 “신춘문예 등단이라는 영광에 값하는, 진경의 세계를 앞으로 더 보여줄 수 있는 당선작을 골랐다”고 밝혔다. 이어 당선자들에게 “독자가 깊은 혜안으로 접근해 갔을 때 금강석처럼 견고하면서도 빛나는 광휘의 표현 의도를 만나도록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선자들 대부분은 절실한 글쓰기의 과정 속에서 잦아들던 불씨가 되살아 난 것처럼 희망을 빛을 보게됐다고 감격했다.

시조 부문 김수환씨는 “온전한 시의 사지를 자르고 변형 시켜 시조라는 틀 안에 맞춰 넣어야 하고, 그래도 시가 멀쩡하게 살아 있어야 하고, 오히려 더 좋아져야하는 것이 시조”라며 글 쓰기의 고통을 밝히면서도 “힘들고 부끄럽고 아프지만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며 정치한 미학적 구조를 쌓는데 더욱 정진할 뜻을 밝혔다.

시 부문 이온정씨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많은 이들에게 빚을 졌다. 일생 시의 끈을 잡고 즐겁게 빚을 갚아 나가겠다”는 다짐을 들려줬다.

동화 부분 이서영(본명 이영아)씨는 “이방인으로의 낯섦과 외로움에 잠식되어갈 즈음 동화를 만났다. 동화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즐거움이 되는 글을 쓰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동시 부문 주하(본명 최명헌)씨는 “살면서 내 삶이 아닌, 내 길이 아닌 곳엔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난 항상 늦었다. 글 욕심만큼 책 욕심도 많다. ‘세상에 독자보다 훌륭한 작가는 있을 수 없다’는 말, 명심하며 글을 쓰겠다”고 했다.

희곡 부문 송현진씨는 “부족함을 알기에 이 순간이 과분한 행운처럼 느껴진다. 아직도 글은 너무 어렵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지금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언제나 부끄러워할 줄 아는 작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소설 부문 양지은씨는 “한 줄에서 시작한 글이 한 문단, 한 장, 한 편이 되기까지 8년이 흘렀다.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쓰라고, 더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다. 늘어졌던 마음 한구석이 다시 팽팽해졌다”고 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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