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다. 날마다 떠오르는 해를 오늘도 변함없이 맞고 있으나 우리는 새해라고 부른다. 새롭고 싶기 때문이다. 행복한 길을 향해 다시 출발하고 싶은 간절함이 저멀리 바다 끝에서, 산봉우리에서 밝게 떠오르는 해를 마치 처음처럼 기다리게 한다.

설레며 맞이한 새로운 365일, 올 한해 우리는 그 어느해 보다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민선 7기 울산시장을 비롯한 교육감, 5개 구·군 단체장, 그리고 지방의원 등 79명의 선출직을 뽑는 지방선거가 한해의 중간지점(6월13일)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북구에선 국회의원 재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유권자의 막중한 책임감이 절실하다. 성실하게 임무를 다할 때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울산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다. ‘삿됨(邪)을 부수고(破) 바름(正)을 드러낸(顯)’ 파사현정의 2017년은 ‘물의 힘으로 배를 띄우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군주민수(君舟民水)의 2016년을 지나 어렵게 맞은 것이다. 그러나 파사현정은 이제 그 시작에 불과하다. 시작은 항상 어린아이처럼 여리다.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지켜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선거는 파사현정을 이어가는 소중한 도구다. 모든 유권자들의 현명(賢明)으로 현정(顯正)을 지키고 키워나가야 한다.

지방자치제도는 점점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지자제가 확대될 수록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도 정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지방정부 선출직들의 역할도 갈수록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군주는 나라를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어지럽게 한다(혼용무도 昏庸無道)고 했다. 지방정부의 수장을 잘못 뽑으면 지역주민들이 길 없는 길(無道)에서 우왕좌왕 헤매게 된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있으랴마는 이번 선거는 울산의 역사상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지난 50여년 우리는 정부가 만들어논 탄탄한 길 위를 부지런히 달리기만 했다. 그러나 이제 무작정 달려서는 안 되는 막다른 길에 직면했다. 성장정체라는 위기가 우리 앞에 버티고 섰기 때문이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대비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가 직접 해야만 하는 일이다. 앞장서 새 길을 만들 유능한 수장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우리의 올곧은 선택은 울산이라는 대나무의 단단한 마디를 만드는 일이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지만 마디가 있어 바람에 꺾이지 않고 곧게 자라난다. 대나무는 이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울산의 상징이다. 강물도 대나무도 외면한채 ‘태화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나 그 기적은 십리대숲이 무성한 생태하천으로 거듭남으로써 비로소 완성됐기 때문이다. 쉽게 찌그러지는 매끈한 드럼통 옆구리에 대나무처럼 마디를 만들어 넣자 4배 강한 드럼통이 됐다고 한다. 태화강의 기적을 완성시킨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울산광역시의 강력한 마디를 만드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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