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팔 태영산업개발(주) 상임이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행복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미화(美畵)를 감명 깊게 본적이 있다. 의료기기 세일즈맨인 주인공이 가난에 허덕이다 노숙자가 되었으나 천신만고 끝에 금융투자회사 대표로 성공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 장면 장면이 인상 깊고 감동이 있지만 특히 생각나는 부분은 집시(gypsy)에게 고가(高價)의 의료기기를 잠시 맡기고 증권회사 면접을 보러갔다가 그것을 맡아둔 집시가 그 물건을 가지고 도망가는 장면이다. 가뜩이나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는 주인공에게 청천벼락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것을 찾아 헤매다 결국 힘들게 찾았지만 고장이 나 노숙센터에서 밤늦게 수리하는 장면은 필자의 눈시울을 젖어들게 했다.

우리가 살다가 보면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믿고 물건을 맡길 때가 있다. 그러면 그것을 맡은 사람은 잘 보관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TV나 드라마에 보면 고급 레스토랑이나 술집에서 자신이 주문한 양주를 마시다 남긴 술병을 그대로 맡겨두고 나중에 와서 마시는 것도 같은 이치인 것같다.

필자의 지인중에 분재(盆栽) 고가품 4점을 취미로 가진 이가 있다. 그는 고층아파트에 살아 분재를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T.S식당 bang 주인에게 그것을 맡겼다. 그 주인은 한때 공직생활도 했고 T.S 식당을 경영하여 필자의 지인이 자주 그곳에 가서 식사를 하며 친분을 나누었기에 그에게 믿고 분재를 보관 관리해 줄 것으로 믿고 맡긴 것이다. 그리고 나서 저층 아파트로 이사를 하여 그것을 돌려 받으려고 했으니 그 식당 주인은 시간이 지나 어떻게 되었는지 하다가 그것을 땅에 내려놓아 없어졌다는등 횡설수설 변명을 일삼다 결국 처분했다고 배째라는 식으로 나온다며 하물며 인간이라면 어떻게 그럴수가 있겠느냐고 필자에게 한탄을 하였다.

통상 남의 물건을 습득하였을 때는 주인을 찾아 주는 것이 우리인간의 도리인데 하물며 그 주인이 직접 보관 관리를 부탁한 것을 주인 허락도 없이 임의로 팔아버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형사법에 횡령죄라는 것이 있다. 횡령죄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즉 이는 비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범죄행위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다가 보면 우리 인간이 정직하지 않은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인간은 사리분별이 명확해야할텐데 오히려 그것이 모호해지는 사람들을 대면하면 답답함과 참 안타까움이 교차한 다. 어린 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른다면 정말 몰라서 그랬을 수 있다. 그래서 잘 가르치면 된다. 하지만 나이든 성인이 잘못저지른 것은 알면서도 그런 것이다. 가르쳐 봐야 소용이 없다. 세월의 흐름동안 양심이 무뎌져 버린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지인에게 돈을 빌렸으면 빨리 갚는 것이고 은행 대출을 받았으면 만기가 되기 전에 상환하는 것이며 물건을 빌렸으면 되돌려주는 것이 원칙인 것이다.

필자의 주위에 오랜 공직생활을 하는 공직자를 보면 원칙을 세웠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았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여야 공무를 합리적으로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부정과 부패를 방지하여 시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에 원칙을 지니지 않은 사람이 직무수행을 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직해야 이사회가 더 나아가 이 나라가 바로 설 것이다.

이동팔 태영산업개발(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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