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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와 공존해온 또 하나의 가족2018 황금개띠 해, 반려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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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1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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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바 암각화, 목줄에 묶인 개 등장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도 개 새겨져
최고 9천년전부터 인류와 함께해와

예로부터 충성스러운 동물로 여겨져
나쁜기운 물리친다는 벽사의 의미로
조선시대 개 그려진 부적 제작되기도

반려견 1000만…반려인 400만 시대
무술년 맞아 개 주제로 잇단 전시회
울산에서도 신년맞이 기획전 풍성


2018 무술년(戊戌年)은 ‘황금개의 해’다. 60년 만에 돌아오는 이 해에 태어난 아이는 ‘황금 개띠’가 된다. 무술년의 무(戊)는 산과 노란 황금색을 의미한다. 술(戌)은 땅의 에너지로 십이지지 중 개띠에 해당된다. 올해가 ‘황금개띠의 해’로 불리는 이유다. 황금개의 해를 맞아 오랜 세월 우리 주변에서 가족처럼 함께 지낸 온 그들의 흔적을 역사문화와 예술작품 속에서 찾아본다.

인류와 함께 해 온 개의 역사는 수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 슈와이미스와 주바 유적지(암각화)에는 화살을 든 사냥꾼과 13마리 개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그 중 2마리는 목줄에 묶여있다. 이 암각화의 제작연대는 최고 9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그 시절 인류는 개에게 목줄을 채워 사냥을 함께 했다. 학계의 연대 추정치가 사실이라면 현재까지 발견된 개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전에는 약 8000년 전 제작된 이란의 토기 속 개 그림이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울산에도 그 못지않은 흔적이 확인된다. 7000년 전 선사인이 울주군 대곡천 일원에 남겨둔 반구대 암각화다. 반구대 동물그림은 그 동안 고래와 호랑이, 사슴과 같은 이미지만 주로 부각됐으나 사냥생활 위주의 시대상이 반영된만큼 인간과 함께 사슴을 쫓던 개의 형상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일부에서는 늑대 혹은 오소리라는 견해도 있으나 두 마리 사슴 가운데 서서 활을 쏘는 사냥꾼을 도와주는 사냥개라는 해석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 박하늬 작가의 ‘황금개’

무술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도 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개를 그린 그림, 그림 속의 개’라는 주제의 옛 그림들이 상설관 2층 서화실에 걸려있다. 옛날부터 개는 충성심이 강한 동물로 여겼다. ‘인간은 개를 배신해도 개는 인간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충성스러운 동물로 여겼다. 충견(忠犬)이라는 말이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집과 재물을 지켜주는 존재로도 여겼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는 새해에 개가 그려진 부적을 만들어 집안에 붙이는 풍습을 알려주기도 했다. 나쁜 기운을 물리쳐준다는 벽사의 의미가 강해 조선시대 민간에서 개 그림이 다수 제작됐다. ‘달을 보고 짖는 개’ ‘개를 부르는 소년’ ‘개와 고양이’ ‘울타리 아래 삽살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요즘은 반려견 1000만, 반려인 400만 시대라고 한다. 2017년 조사된 울산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에는 5만2348가구에서 7만3504두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반려견 비율은 82.3%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울산지역에는 5만2688마리의 반려견이 사람과 함께 산다. 그 다음은 고양이로 18.9%다. 햄스터와 토끼, 기니피그와 같은 기타 동물은 5.1%를 차지한다. 반려견이 또 하나의 가족이 돼 우리 일상 속에서 인간과 공존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동반자인 반려견을 창작활동 주제로 활용하는 예술작가들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울산시 남구 옥동 한빛갤러리에서 초대개인전을 갖는 오나경 작가는 이번 전시에 2점의 강아지 그림을 내놓았다.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드로잉을 수집해 밑그림 소재로 활용하고, 두텁고 요철이 강한 Arches(아르쉬) 화지에 오일바와 오일파스텔을 겹겹이 올려 여러 차례 스크래치 하는 방식이다.

   
▲ 반구대 암각화에도 ‘개’ 그림이 있다. 활을 든 사람과 함께 사슴을 ●고 있는 장면이다. 두 마리 사슴 가운데 동물이 ‘사냥개’로 추정된다. 울산암각화박물관 제공

복합문화공간 염포예술창작소 입주작가 엄상용 작가는 아예 ‘반려:犬’을 독립주제로 해 수년 간 연작을 이어왔다. 정밀하고 감각적인 색채로 완성된 여러 반려견의 이미지가 나온다. 따뜻한 시각으로 반려견의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는 작가의 심상을 엿볼 수 있다.

울산미술대전 대상 수상자 박하늬 작가는 울산은 물론 서울 곳곳의 갤러리를 순회하며 그 누구보다 바쁜 전시일정을 소화한다. 2년여 전 시작한 개(犬) 연작물이 무술년이 다가오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중소형은 물론 100호 이상의 대작판매문의도 잇따른다. 사람과 가까운 강아지를 의인화 해 깜찍하고 친밀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도예작업으로 반려동물을 표현하는 주후식 작가는 3년 전 울산중구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아트페스타를 통해 울산과 친숙해졌다. 주 작가의 작품은 편안하고 친근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유기견의 사회적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쉽게 버려지는 생명들은 우리 삶의 목적을 빌미로 새로운 변종적 개념으로 다가온다.

사냥활동의 동반자로, 벽사(辟邪)의식 속 의지의 대상으로, 일상 속 가까운 가족으로 변화돼 온 개(犬)의 지난 흔적들이 무술년 황금개띠 해를 맞아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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