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담뱃불 붙이다 앞 못봐…일주일 전 비관 자살시도”

▲ 사고현장 수습중인 소방본부 대원들. [경남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고속도로에서 앞서 가던 차를 추돌해 운전자를 숨지게 한 운전자가 달아난 지 16시간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1일 오전 3시 12분께 경남 양산시 북정동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15.8㎞ 지점에서 인모(29)씨가 몰던 산타폐 승용차가 부산 방향으로 달리다 앞서 가던 또 다른 산타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추돌을 당한 산타페에 타고 있던 이모(15) 양이 숨졌다.

피해 차량 탑승자 일행으로 다른 승용차에 타고 있던 김모(65·여) 씨는 사고가 나자 차에서 내려 현장을 살펴보다가 근처를 지나던 또 다른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피해자 일행은 차 2대에 나눠 타고 기도원에 다녀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1차 추돌사고를 낸 인 씨는 사고 직후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인 씨는 사고 발생 16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7시가 넘어 경찰에 전화로 자수의사를 밝혔다.

양산경찰서는 가족과 함께 경찰에 출석한 인 씨를 특가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인 씨는 경찰에서 신년을 맞아 부산 해운대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려고 차를 몰다 도중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사고가 난 곳은 약간 왼쪽으로 굽은 도로였다.

인 씨는 “운전도중 담배를 피우려고 불을 붙이다 뒤늦게 앞차를 발견했다”며 “사람이 죽은 것 같아 겁이 나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후 해운대로 달아났다가 거듭된 가족들 연락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수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인 씨는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차를 몰다 이날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일단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셨으면 시간이 지나도 조금이라도 흔적이 남는데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가 전혀 측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 씨가 몰던 승용차에서 착화탄과 술병, 자필로 쓴 유서 형태의 메모를 발견했다.

인 씨는 “별다른 직업도 없는 등 신병을 비관해 일주일 전 쯤 자살시도를 한 적 있었지만 실패했다”며 “치우기 귀찮아 차에 그냥 놔뒀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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