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예능 일반인들 출연에 관심·화제
전문 예능인 개그맨들 설자리 좁아져
미우새·나혼자산다 등 전성기 누리며
어머니 4인방·전현무 대상 영예 안아

관찰예능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연예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처음에는 연예인에게 초점을 맞춰 카메라를 돌리던 관찰예능 프로그램들이 점점 관찰대상을 확대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 일반인들이 출연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관심과 화제를 모으면서 연예인의 자리를 위협한다.

반면, 코미디 프로그램이 하향세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정작 ‘전문 예능인’인 개그맨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 관찰예능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전문 예능인’인 개그맨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사진은 SBS‘미우새’와 MBC‘나 혼자 산다’(위)의 한 장면.

이런 와중에 지난달 30일 진행된 ‘2017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이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의 ‘어머니 출연자’ 4인방에게 돌아간 것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명색이 ‘연예대상’인데 연예인도 아닌 이들에게 최고상인 대상을 준 것은 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로상이나 특별상 정도가 어울렸다며 전문 예능인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SBS로서는 2017년 최고의 시청률과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이 ‘미운 우리 새끼’였고, 그 일등공신이 어머니 출연자 4인방이었다는 판단에 그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송 내내 어머니 출연자 4인방이 큰 인기를 모았고, 이들이 프로그램 인기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누리꾼 대다수는 ‘연예대상’은 과했다는 의견이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인 전현무가 ‘2017 MBC 연예대상’을 수상한 것 역시 관찰예능 ‘나혼자 산다’ 덕분이다.

2012년 9월 KBS를 떠나 프리랜서 예능인으로 나선 전현무가 5년 만에 유재석, 김구라, 신동엽 등 쟁쟁한 전문 예능인들을 제치고 ‘연예대상’을 받은 것 자체가 대단한 일. 그런데 그는 전공인 ‘입담’만으로 수상한 게 아니라, 관찰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가감없는 모습으로 연예대상을 받았다. 관찰예능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미우새’ 등 많은 아류작을 낳은 ‘나혼자 산다’가 방송 4년 만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덕분인 것이다.

‘나혼자 산다’로 웹툰 작가 기안84는 박나래와 베스트커플상을 받았다. 또 한명의 ‘비 연예인’ 수상자 탄생. 이 역시 관찰예능의 힘이다.

이렇듯 관찰예능이 초강세를 보인 2017년 코미디 프로그램은 맥을 추지 못했다. 전통의 KBS 2TV ‘개그콘서트’마저 시청률이 10%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900회를 맞아 이런저런 특집과 처방을 준비했으나 백약이 무효했고, 이렇다 할 화제의 코너나 유행어 없이 시청률은 7~8%대에서 맴돌았다. 5월에는 SBS TV ‘웃찾사’가 종영해 개그맨들을 울렸다. SBS는 ‘폐지’라는 말을 아꼈으나, 시청률 1~3%를 오가던 ‘웃찾사’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제 ‘개그콘서트’와 tvN ‘코미디 빅리그’(코빅)만 남아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