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가 낳은 최악의 부산물인 정리해고, 그로 인한 근로자들의 애절한 삶이 책으로 나왓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98년 고용안정투쟁때의 정리해고자와 무급휴직자를 대상으로 공모한 수기를 모아 한권의 책으로 펴냈다.  "벼랑 끝에서 본 하늘"이라는 제목의 290쪽 분량인 이 수기집은 노조가 조합비를투자해 2년여간에 걸친 작업끝에 30일 발간됐다.  이 책에는 정리해고자와 무급휴직자, 그리고 이들의 가족 등 31명이 지난 98년 자동차업계의 경영위기로 정리해고와 무급휴직을 받아 회사에서 쫓겨난 뒤 밖에서 청소부와 날품팔이 등을 하면서 힘겹고 가슴 아파했던 삶의 현장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수기집에는 우리글 모임이라는 외부문학단체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뽑힌 최우수상 "암흑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1편과 "우리는 착취와 공출의 대상이 아니다" 등 우수상 4편, "이 아픔을 딛고 다시 일하고 싶다"등 장려상 10편, 정리해서 모은 나머지 입선작 16편, 사진으로 보는 고용안정투쟁, 고용안정투쟁일지 등의 순으로 실려있다.  최우수작으로 당선된 임갑식씨(36·승용3공장 의장3부)는 수기에서 "아내는 어느 빌딩 청소부로 취직했고 난 새벽 2시부터 시작되는 녹즙배달 일을 시작했다. 말로만 듣고 남의 일로만 보던 청소부가 내 아내가 될 줄 정말 몰랐다"고 힘들었던 당시의 감정을 표현한 뒤 "아직도 해고자라는 신분의 많은 노동자가 있다. 회사는 사원의 긍지를 같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고 말로만 가족이 아닌 진정으로 사원을 가족으로생각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갑득 노조위원장은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거리를 헤매는 노동자들에게 아직 쫓겨나지 않은 남은 자로서 부끄럽지만 이 수기집을 펴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곽시열기자yeol@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