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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
[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망부석·신모사지·치산서원…박제상 향한 그리움이 사무친 곳19. 치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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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3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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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망부석 위에서 동해를 바라보는 사람들.

신라시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눌지왕의 동생 미사흔을 구하러 간 박제상
그를 기다리다 바위가 된 아내의 설화 내려와

삼십삼 관음상 모셔져 있는 법왕사
기다림의 화석, 울산 망부석과 경주 망부석
박제상 아내가 치성 드릴때 마신 참새미샘터
그녀 위해 제사 지냈다는 신모사지 비석
박제상유적지와 치산서원 등 있어

두동면 만화리 박제상유적지서 산행 시작
정상에 다다르면 멀리 동해바다 한눈에
맑은 날이면 日 대마도도 보여


역사와 전설이 함께 전해져 내려오는 곳, 치술령(鵄述嶺·765m)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와 경주시 외동면에 걸쳐져 있다. 호미지맥의 한 구간이다. 정상에 서면 동해바다가 바라다보이고 날씨가 청명한날이면 일본 대마도가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산꼭대기에는 신라 눌지왕 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눌지왕의 동생 미사흔을 구하러 갔다가 죽은 박제상의 아내가 동해를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망부석과 신모사지(神母祠址) 돌비석이 서 있고, 산 아래 울주군 두동면에는 박제상을 기리는 치산서원 유적지가 있다.

 
   
▲ 한자로 망부석(望夫石)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울산 망부석


2018년(무술년) 첫 산행지로 치술령을 밟는다. 오래 전 길을 걷다가 벽에 쓰인 글귀가 떠오른다.

‘어떠한 길도 하나의 길에 불과하다. 혹여 마음이 원치 않으면 그 길을 버리는 것은 너 자신이나 남에게 전혀 무관한 일은 아니다. 모든 길을 가면서 세밀하게 관찰하라. 필요하다면 몇 번이고 시도하라. 그런 다음 오직 너 자신에게 이 한 가지를 물어보라. 이 길이 마음에 담겨 있느냐. 마음에 담겨 있다면 그것이 좋은 길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길은 걷지 않을 수 있는 길이다.’

길은 수없이 여러 갈래로 뻗어 있고 갈림길을 만났을 때는 그 중 하나의 길만을 선택할 수 있다. 올 한해에는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신라 충신 박제상은 수많은 길을 걸으면서 어떤 길을 걸었을까?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박제상유적지다. 마을 안쪽으로 향하는 길 왼쪽에 망부석(望夫石) 3.2㎞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비조(옻밭)마을을 지나 70여m 정도를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들어가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시그널(signal)이 걸려있는 방향을 확인한 뒤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법왕사 안내판이 있고, 마을을 벗어나면 우측으로 작은 저수지(한튀미지)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법왕사 염불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 경주 망부석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법왕사가 한눈에 들어오고 등산로는 절 오른쪽 계곡으로 이어지나 법왕사(法王寺)를 둘러보고 올라가도 괜찮다.

법왕사는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말사로 1985년에 창건되어 최근에 크게 성장한 사찰로 대웅전을 비롯한 10여 동의 건물이 있다. 사찰 뒤쪽에 전국 어느 사찰에서도 볼 수 없는 삼십삼 관음상이 모셔져 있고, 중앙에 황금 관음보살상을 중심으로 33개의 관음상이 좌·우로 놓여 있다. 관음보살(觀音菩薩)은 불교에서 대자대비(大慈大悲)의 상징으로 받드는 관음 또는 관세음보살이라 하여 세상을 교화 할 때 중생의 능력에 맞추어 서른세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 박제상 유적지(치산서원) 경관

이곳에 모셔져 있는 33관음상도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모셔져 있을 것인데 필자의 눈에는 모두가 비슷한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법왕사와 33관음 성지를 둘러보고 성지의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곳에서 치술령으로 오르는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 된다고 할 수 있다. 등산로 오른쪽은 계곡인데 사방댐 공사를 하여 철재 휀스가 설치되어 있다. 법왕사 울타리를 지나면 산악회 리본이 산길을 알려주고 군데군데 너덜 길은 계단이 만들어져 걷기가 편하다.

 
   
▲ 치술령의 정상 표지석

법왕사에서 출발한지 10여분이 조금 지났을 쯤 계곡 갈림길에 도착하고 ‘망부석 0.5㎞’ ‘정상 0.8㎞’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잔뜩 깔린 낙엽들은 낯선 이방인의 발길을 붙잡는 느낌이 든다. 발길을 옮길 때 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비탈길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귓전에 맴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면 벤치가 있는 첫 번째 쉼터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길을 재촉한다. 큰 바위돌이 하나 둘 보이고 두 번째 쉼터를 지나면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오른다. 등산로 주변에는 많은 잡목들이 겨울바람을 견디며 묵묵히 서있고 간혹 푸르름의 상징인 소나무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기도 한다. 기이한 형상을 한 소나무 1그루가 나타나고 곧이어 호미기맥의 갈림길인 서북능선에 올라선다. 법왕사에서 여기까지 40여분 걸린 셈이다.

능선에서 10m 거리에 울산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돼 있는 울산 망부석(望夫石)이 있다. 울산 쪽 망부석을 찾으려면 유격훈련을 하는 것처럼 네발로 기어야 한다. 망부석 위로 나무테크를 만들어 망부석을 가려 버렸기 때문이다. 겨우 음각으로 새겨진 울산 쪽 망부석을 한 장의 사진을 남기고 위로 올라오면 덩그렇게 놓여있는 갑판위에서 행정당국의 분별없는 처사에 한탄을 하며 멀리 연화산과 문수산을 바라본다. 울산시 기념물 제1호로 지정돼 있는 망부석 주변을 하나의 망산(望山)으로만 착각하는 공무원들의 획일적인 처사에 통탄을 금하면서 참새미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 치술령 정상석 옆에 있는 신모사지 비석

울산 망부석에서 북쪽으로 100m 떨어진 곳에 박제상의 부인이 왜국에 간 남편의 무사귀환을 빌면서 치성을 드릴 때 마셨다는 참새미(일명 望夫泉) 샘터가 있다. 낙엽이 수북이 덮혀있고 가뭄 탓인지 물 마저 말라있다. 참새미를 둘러본 뒤 정상으로 가려면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한다. 망부석에서 치술령 방향으로 10여m만 가면 조금 전 법왕사에서 올라왔던 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동쪽으로 난 완만한 길을 따라 잠시 걸으면 참나무 군락지를 지나 곧 치술령 정상이다.

 
   
▲ 법왕사 경관

치술령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돌로 만들어진 신모사지(神母祠址)비석이다. 이곳은 박제상의 아내를 배향하던 사당 신모사(神母祠)가 있던 곳으로 신라 사람들이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비석 바로 옆에는 치술령 정상임을 알리는 조그마한 표지석이 자리를 하고 있다. 치술령에는 신라 충신 박제상과 그의 부인에 관한 애절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곳이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멀리 일본 대마도가 보일 정도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박제상을 그리며 정상에 서서 조선초기 문신 김종직이 쓴 시(詩) 한수를 읊어본다.


치술령두망일본
(鵄述嶺頭望日本: 치술령 꼭대기서 일본 땅 바라보니)

점천경해무애안
(粘天鯨海無涯岸: 하늘 닿은 동해물결 가이없구나)

양인거시단요수
(良人去時但搖手: 내님 떠나실 때 손만 흔들어 주시더니)

생여사여음모단
(生歟死歟音耗斷: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조차 끊어졌네)

치술령 꼭대기서 동쪽 아래로 내려가는 나무 계단이 있다. 그 길따라 약 15m 아래에는 경주 망부석(望夫石)이라 부르는 바위가 서 있다. 이곳에 서면 동해바다 쪽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다. 동쪽으로는 경주 토함산에서 삼태봉, 동대산, 무룡산을 거쳐 염포산에 이르는 삼태지맥과 문수산, 남암산, 국수봉, 대운산, 철마산, 천성산까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잿빛 동해바다의 싱그러움이 닫힌 마음마저 열어준다.

 
   
▲ 법왕사 경관(위)과 사찰 뒤편에 모셔져 있는 삼십삼 관음상.

망부석은 멀리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다가 죽어서 돌로 변했다는 전설(傳說)을 가진 바위를 말한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에 있는 치술령 정상 부근에는 이처럼 두 개의 망부석이 있다. 정상 동쪽의 경주 망부석과 서쪽의 울산 망부석이다. ‘왜국으로 건너간 신라 충신 박제상을 기다리던 부인이 돌로 변해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에 기초하면 일본이 있는 동쪽에 위치한 경주 망부석이 전설에 더 부합되는 것도 같다. 동쪽의 경주 망부석은 높이가 약 19m, 넓이가 약 12m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전체가 1개의 바위로 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3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즉 박제상 부인과 두 딸이 죽어, 돌로 변했다는 것이다.

 
   
▲ 진희영 산악인·<영남알프스견문록> 저자

망부석 위에서 눈이 시리도록 사방팔방을 둘러본 뒤 하산을 시작한다. 길은 자유롭다. 동으로는 경주 외동 녹동마을 방향이다. 북으로는 내남면 서북능선으로 산행을 할 수 있다. 남으로는 국수봉, 은을암까지 산행이 가능하다. 만약 가지고 온 차가 있다면 원점산행을 하면서 박제상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박제상 유적지(치산서원)는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에 있다. 이곳은 박제상 부인의 친정이 있던 곳으로 유적지엔 치산서원을 중심으로 박제상 기념관, 삼모녀상, 추모비 등이 있다. 박제상의 부인을 치술신모로 기려 사당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는데, 그 자리에 조선 시대에 들어 치산서원을 세웠다. 기념관은 신라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관, 박제상과 얽힌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전시관 등 두 부분으로 크게 나뉜다.

진희영 산악인·<영남알프스견문록> 저자



◇산행코스

박제상 유적지 - 비조(옻밭)마을 - 저수지(한튀미지) - 법왕사 - 푯말 - 울산 망부석 - 치술령 - 경주 망부석 - 원점회귀. 4시간 소요.

◇찾아가는 길

승용차는 박제상 유적지 및 법왕사 주차장에 주차한다. 울산 언양에서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봉계 가는 완행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당산마을에서 울산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오후 4시10분, 5시40분에 있다. 울산까지 약 1시간 소요.

◇식당정보

우리콩 두부마을(울주군 도동면 만화리 58-9). 주메뉴는 순두부 정식 및 청국장. 052)264·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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