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이내비게이션 사업 추진도 부적정”

질병관리본부가 구축한 감염병 관리시스템의 접촉자 관리기능이 감염병 종류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재난안전정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법정 감염병 30종과 관련된 환자별 접촉자를 관리하는 ‘감염병 관리 통합정보지원시스템’을 2016년 8월 15일 개통했다.

감사원은 풍진의 경우 접촉자가 임신부인 경우 태아장애 발생 등 위험이 커 접촉자의 임신 여부 파악 및 항체검사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도 시스템에는 고위험군 여부만 선택적 입력사항으로 설정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성 매개 감염병(매독·C형간염)은 접촉자를 확인하기 어려운데도 관리기능을 구축한 반면 폐렴구균·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는 접촉자 관리가 필요한데도 해당 기능은 구축돼 있지 않았다.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의 경우 감염병의 발생 빈도가 높지만, 개별 접촉자에 대한 관리보다는 집단 발병 시 역학조사 등을 위한 접촉자 명단 확보가 중요한데도 질병관리본부는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채 개별 접촉자 정보를 각각 입력하도록 시스템을 잘못 구축했다.

이로 인해 수두 신고가 6만여 건인 데 비해 접촉자 등록 건수는 9건에 불과한 것을 비롯해 해당 시스템을 이용한 접촉자 등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장에게 “각 감염병 관리지침 내용에 맞게 감염병 관리 통합정보지원시스템의 접촉자 관리기능을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감사원은 해수부가 2016년 시작해 2020년까지 추진하는 ‘차세대 해양안전종합관리체계 기술개발사업’(이내비게이션)의 문제점도 적발했다.

이내비게이션이란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2019년 국제적인 시행을 목표로 도입한 제도로, 바다에서 휴대폰과 인터넷 접속이 가능토록 하고 각종 해상·운항정보를 디지털·표준화해 선박 운항자에게 맞춤형 해양안전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는 총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이 사업에 투입한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 29일 강릉항에 설치한 시험망의 통신성능을 측정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항 직후 데이터 통신 음영지역이 발생한 점, 불특정 구간의 데이터 통신 속도가 급감한 점, 통신품질이 일정하지 않은 구간이 다수 있었던 점 등을 확인했다.

아울러 특정 항로 및 단일 선박의 통신 속도·품질만 검증한 채 실제 다수의 선박 이용 시 요구되는 통신성능에 대한 검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뚜렷한 사유도 없이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의 연계 계획을 사업단 과제 선정 보고서의 과제제안요구서 및 연구개발계획서, 연차실적계획서 등에서 제외했다고 감사원은 덧붙였다.

감사원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에게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