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 완질본 2건 승격예고
삼국유사도 국보로 지정 예고
김홍도·신윤복 그림은 보물로
현전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역사서 ‘삼국사기’ 3건 중 2건이 국보로 승격된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 등은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 보물 제1866호 삼국유사 등 3건을 국보로 승격예고했다.
삼국사기는 김부식(金富軾, 1075~1151)이 1145년(고려 인종 23년)에 삼국시대의 역사를 정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관찬사서(官撰史書·국가 주도로 편찬한 역사서)다. 그동안 삼국사기 중에는 국보가 없었다. 두 유물이 지정되면 국보 삼국사기의 첫 사례다.
경주 옥산서원에 있는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는 고려시대에 새긴 목판과 조선 태조, 중종 7년(1512)에 각각 새롭게 만든 목판을 혼합해 선조 6년(1573)에 경주부에서 찍은 책이다. 또 다른 삼국사기 완질본(보물 제723호)은 옥산서원 삼국사기와 유사한 목판을 인출(印出)한 책이다. 성암고서박물관 소장품이었으나, 조병순 관장이 2013년 작고한 뒤 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다.
고(故) 파른 손보기(1922~2010) 박사가 연세대에 기증한 보물 제1866호 ‘삼국유사’, 이른바 ‘삼국유사 파른본’도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조선 후기 이름을 떨친 김홍도와 신윤복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알려주는 8점 회화작품은 보물로 지정예고됐다.
‘김홍도 필 과로도기도’는 김홍도가 나귀를 거꾸로 타고 가면서 책을 읽는 당나라 때의 신선(神仙) 장과로(張果老)를 그린 도석화(道釋畵)이다. 김홍도가 도교 신선이라는 주제를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한 한국 도석화의 대표작이자 18세기 조선 예술계의 우두머리였던 강세황(姜世晃)이 이 그림을 칭찬한 품평이 곁들여 있어 회화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다른 그림 ‘김홍도 필 고사인물도’(金弘道 筆 故事人物圖)는 김홍도가 중국 역대 인물들의 일화를 그린 고사도(故事圖)이다. 조선 시대 그림의 주제로 자주 차용된 중국의 고전적인 소재를 개성적인 화풍을 망라하여 구현한 작품으로, 산수배경과 인물에 있어 한국적 정취가 실감 나게 표현되었다.
대중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신윤복 필 미인도’는 조선 후기 풍속화에 있어 김홍도와 쌍벽을 이룬 신윤복(1758년경~1813년 이후)이 여인의 전신상(全身像)을 그린 작품이다. 화면 속 여인은 머리에 가체를 얹고 회장저고리에 풍성한 치마를 입고 있는데 이처럼 여인의 전신상을 그린 미인도는 신윤복 이전에는 남아 있는 예가 거의 없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로 지정 예고한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 등 11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홍영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