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이혼 등 1인 가구 증가로
자신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카르페디엠·휘게·욜로 등 유행

▲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한 방송국 연말 연예대상에서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대상을 포함해 8개의 상을 독차지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2월 설날 ‘남자가 혼자 살 때’로 시범적으로 시작, 가족을 타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 일 때문에 따로 사는 주말부부, 결혼 후 이혼을 하거나 결혼을 미룬 미혼 등을 다룬, 리얼 다큐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의 성원에 3월 정규 편성돼 독거남, 독신남, 싱글남의 TV 프로그램으로, 노홍철, 김태원, 김광규, 이성재, 한상진, 테프콘, 서인국 등이 출연했고, 지금은 형식이 바뀌어 전현무, 한혜진, 이시언, 박나래, 기안84, 헨리 등 출연진들의 자취 및 일상생활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연예인 사생활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으로 변하는 때에, 우리는 왜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리얼리티에 열광하는가? 대중이 홀로 살아가는 스타의 일상을 관찰하며 때로는 공감을, 또 부러움을 느끼며, 마음을 치유 받거나 간접체험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같은 처지라 그렇거나 출연자에 정감을 느끼거나, 애처롭게 느끼기도 하고, 털털한 맛에 출연자들에 일체감과 재미를 느끼는 것이 높은 시청률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 발표 ‘1인가구의 인구·경제적 특징분석’보고서에 따르면 40대까지는 결혼을 하지 않아서, 50대는 이혼으로, 60대는 배우자의 사별 때문에 1인 가구가 된 경우가 많다. 경제 침체로 결혼을 미룬 독신, 경기 침제가 만든 결혼생활의 불화에서 별거, 이혼 등의 독신. 사별 또는 황혼 이혼으로 중년과 노년들 늘그막에 당한 독신 등 이유가 다양할 수 있다.

2017년 520만명 1인가구시대에 ‘나 혼자 산다’를 혼자 보는 시청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배경에 경제적 이유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정치를 잘 하는 것은 국민들의 먹거리가 충분해 미래 걱정없이 청년들이 결혼하고, 이를 노년기까지 지속되게 하는 것이다. 행정을 잘 하는 것은 시민들이 유아부터 노년까지 생활에 불편하지 않게 여러 지원과 혜택을 늘려가는 일이다.

‘카르페 디엠’과 ‘아모르 파티’ 그리고 ‘휘게’와 ‘욜로’를 혼자 사는 이들에게 현재의 삶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삶의 태도로 충고하거나 삶의 원칙으로 말하기도 한다.

당신은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한가? 호라티우스 로마 시인이 말했다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미래의 꿈에 젖어 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해 지금 이 순간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음미하라고 한다. 어려운 경제로 도달하기 어려운 미래에 절망하기보다 지금의 행복을 선택하는 논리다.

니체가 말했다는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당신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가 묻는다. 가수 김연자씨가 자신의 인생곡을 써달라고 부탁해 윤일상 작곡, 이건우와 신철 등이 작사한 유행가 ‘아모르 파티’로 불리기도 한다. 아모르파티는 특정한 시간이나 사건에 대한 순간적 만족이나 긍정을 의미한다기보다 삶 전체와 세상에 대한 긍정을 통해 허무를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덴마크어로 아늑함 뜻의 ‘휘게’는 삶에서 소소한 것들로부터 얻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다 보면 자신의 삶이 행복감으로 채워진다고 믿는다. ‘욜로’는 한 번 뿐인 인생을 나의 행복을 위해서 사는 인생관을 말한다.

이전 우리 사회가 개인의 감정을 살피지 않던 억압적 사회였기 때문이다. 욜로족 증가원인으로 경제 불황, 개인주의 가치관 확산, 비혼자 증가, 청년실업 증가, 가족의 의미변화, 과도한 부동산 가격, 소유에서 공유로의 변화 등을 꼽는다.

‘따로 또 같이’ 가족처럼 살고 있는 ‘나 홀로 산다’ 출연 팀에서 보듯 우리는 앞으로 카톡으로 세상과 연결된 채 ‘욜로’만의 ‘휘게’공간에 ‘고립’되어 살지 모른다.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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