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대표직 사퇴요구에

전자투표 방식 전대 불가

안철수 ‘진퇴양난’ 형국

유승민, 유보적 입장 표명

‘9부능선’으로 치닫고 있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간 통합작업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복병으로 진퇴양난에 직면, 주춤하고 있다. 통합을 둘러싸고 바른정당과의 이견이 노출된 가운데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통합과 관련해 유보적 입장으로 유턴하고 있고, 당내 합당 의결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문제도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내 중재파 의원들 사이에선 통합 이전에 대표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안 대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통합은 상당기간 표류 가능성도 있다.

유승민 대표는 8일 국회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심한 것은 아니다. 통합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저 혼자 할 일이 아니라 당이 같이 하는 것”이라며 “내일 의총에서 상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유 대표는 통합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안보정책 차이와 관련, “안보위기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안보위기 해법에 대한 생각이 같은 정당과 (통합) 하는 게 맞다”고 말해 외교안보 정책 철학과 기조에 있어서의 의견 일치를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 양당 교섭채널인 ‘통합추진협의체(통추협)’에서 통합신당의 정강·정책에 대북포용정책인 ‘햇볕정책’을 반영할지를 두고도 균열이 노출된 일이 있다.

양측이 진화에 나서기는 했지만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북·외교 정책에서의 균열이 표면화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맥락에서 유 대표의 이날 발언은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안 대표를 압박하면서 이것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통합 판단을 재고할 수 있다는 뜻마저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안 대표는 안팎에서 통합을 위한 필수 절차인 전대 개최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최근 전대에서 케이보팅(K-voting)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그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통합 전대를 추진하려던 안 대표 진영은 전대 정족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다 전대 시행세칙 제정을 위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이 9일 탈당 후 한국당 복당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탈당과 관련,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서면 형식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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