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남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가능
위험예측, 자기조절 능력 키워야

▲ 조정권 교통안전공단 울산본부 안전관리처장 공학박사

‘인생을 살면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봤을 것이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들어 낸 인공물에 의한 위험도가 높은 현대사회에서 미래예측의 일종인 위험예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찰나의 순간에 직면한 위험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차량운전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도로에는 눈에 보이는 위험과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된 위험이 있다. 또한 자기 자신의 위험과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우연한 위험도 존재한다. 이러한 위험을 예측하고 대처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안전운전에 매우 중요하다.

초보운전자는 실제보다 위험의 정도를 과도하게 인식하고, 중간 정도의 경험자는 과소평가하는 반면 방어운전자는 객관적 위험의 정도와 주관적 판단이 점차 일치하게 된다. 운전자가 적어도 6년 이상의 운전경험 또는 약 10만㎞의 거리를 주행하게 되면 객관적 위험의 정도와 주관적 판단이 점차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는데 운전교육의 목표는 바로 이 기간을 간접경험 등으로 단축시키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위험의 감지, 위험의 회피, 위험의 극복 3단계가 중요하다. 3단계의 어디에선가 적절히 대처하면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만 어디에서도 실패하면 사고발생 확률이 급속도로 높게 된다.

운전에 있어 위험지각(Hazard perception) 또는 위험예측(Hazard prediction)이란 용어는 특정 운전상황이 갖는 위험성을 사전에 알아차리는 능력 또는 도로상황을 읽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험지각 또는 예측능력이 우수한 운전자는 운전환경에 보다 효율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심리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다른 이용자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보다 나은 위치에 있게 됨으로써 위험 발견의 지연과 같은 기초적인 운전자 실수를 감소시킬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안전운전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방어운전자라고 한다.

여러 조사 연구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6년 이상의 운전경력 또는 10만㎞ 이상의 운전경험이 쌓이게 될 때 위험예측 능력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위험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개인의 위험예측 능력은 교육과 간접경험, 개인의 노력을 통해서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며, 이것이 각국 방어운전자 교육의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실제로 독일과 일본에서는 위험학, 미국에서는 위험예측훈련 혹은 IPDE(Identify, Predict, Decision, Execute) 등의 내용으로 방어운전자의 주요 사고원인으로 열거되는 위험원에 대한 인식수준을 높이고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위험이란 행동과 환경에 존재하는 장해요인과 마주치거나 또는 마주치는 가능성의 빈도가 늘어날 때 발생하며, 그 위험의 결함이 현실화되는 것을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의도치 않은 행동조차도 곧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사고는 어느 한 요인 단독으로보다는 여러가지 요인이 결합돼 나타난다. 따라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를 보다 빠르게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이것이 위험예측 훈련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운전자는 주행 중 경음기 소리의 지각, 신호의 식별 등 감각수용기관에 의한 제1차 정보수집기능을 사용한다. 다음으로 정보의 인지와 그에 대한 적절한 판단이 제2단계의 중요한 기능이 된다. 이러한 판단에 기초해 운전자는 운전조작을 통한 회피 단계에 이르게 되며 이때 신체적 행동이 중요하게 된다. 운전자 개개인의 성격 및 태도뿐 아니라 운전목적과 심신상태 등도 인지, 판단의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예측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부분까지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결국 운전은 남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이며, 자신의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 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운전은 곧 사람의 인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운전 중에 일어나는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행해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따라서 위험예측 능력은 자기조절( Self control)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조정권 교통안전공단 울산본부 안전관리처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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