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울산 - 틀을 깨자 길을 열자](4)수출울산 위상 되찾자

조선·자동차 수년째 고전
수출 중심 울산경제 흔들
주력산업 고부가화 우선
中企·벤처 자생력 키우고
신흥국 뚫어 시장 다변화를

‘한국의 산업수도’ ‘1등 부자도시’로 불리던 울산경제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은 지난 50년 고도성장의 정점을 지나면서 글로벌 수출전선에서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대(자동차, 조선, 정유·석유화학) 주력 제조업(비중 63.1%)의 수출로 먹고사는 울산은 수출의존도(수출액/GRDP)가 전국 지자체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출의존형 산업도시다.

특히 대기업의 수출비중은 전체의 87.1%로 절대적이다. 제조업·대기업의 제품 수출이 막히면서 울산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울산 수출은 지난 2011년 지자체 최초로 1000억달러(1015억달러) 돌파 이후 꾸주히 감소해 2016년에는 652억 달러, 작년에도 600억달러대(11월 613억달러)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수출이 600억 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9년전인 2009년이다.

주력산업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석유와 석유화학만 호조를 보였을 뿐, 자동차는 중국의 사드보복, 노조의 파업, 미국시장 부진 등으로, 조선은 수주 감소 등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수출이 막히면서 수출메카 산업수도의 위상도 추락했다. 1위를 달리던 울산의 수출은 2013~2015년 경기에 밀려 2위, 2016년에는 충남에 밀려 3위, 작년에는 서울에도 뒤쳐져 4위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까지 15% 이상에서 2016년 13.2%, 지난해에는 11%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1등 부자도시’의 대열에서도 밀려났다. 통계청의 2016년 지역소득 분석 결과 울산의 1인당 개인소득은 2018만원으로 10년 만에 서울(2081만원)에 1위를 내줬다. 개인소득 증가율은 0.5%로 전국 꼴찌였다.

울산의 실질경제성장률은 0.9%(전국 2.8%)로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권(14위)으로 처졌다. 특히 주력인 제조업(-1.7%)은 뒷걸음질 쳤다. 기업 설비투자(-13.5%)는 전국에서 가장 저조했다. 주요 기업들이 지역에 제조업 기반시설 투자를 하지 않고 인근 도시나 해외 등지로 빠져나가면서 더 이상 양질의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울산의 주력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

주력제조업은 구조고도화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수소차·전기차·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친환경·지능형 미래자동차에 속도를 내야 한다. 조선은 친환경·스마트선박 등 ICT 융합으로 고도화를, 석유화학은 고도화와 정밀화학산업 고부가화로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한다.

50년 이상 고착화된 3대 제조업·대기업 편중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3D프린팅 등 성장성·수익성 높은 신성장 동력을 산업화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자생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최정석 무역협회 울산본부장은 “작년 울산수출은 수주절벽에 부딪힌 선박수출 부진이 주된 원인이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도 사드보복 등 영향으로 연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면서 “올해도 한동안 수출 부진세가 이어질 것이며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가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단순한 노동집약적 가격경쟁력만으로 어려운 만큼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을 강화하고, 중소·중견기업들의 자생력 강화 및 해외시장 개척, 보호무역 등을 비켜갈수 있는 신흥국 등 수출시장도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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