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자세 잘지켜나간다면
종이신문의 미래도 어둡지않을 것

▲ 배상문 위앤장탑내과 원장·내과전문의

한때 활자 중독이라고 할 만큼 읽는 것을 좋아했다. 읽을거리가 없어 휴지통에 버린 신문 쪼가리도 주워 읽은 적이 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신문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 대학생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언론 신뢰도를 JTBC가 79.9%로 1위, 2위는 EBS(61.5%), 3위 네이버(52.9%), 4위 YTN(52.5%), 5위는 SBS(44.5%)로 뽑았다.

신문의 경우 조사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외면당하고 있다. 30%이상의 신뢰도를 보인 신문은 한겨례(31%)와 중앙일보(33%) 뿐이었다. 최근 3개월간 뉴스를 접한 경로를 물어보니 네이버가 91%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TV가 46%,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이 40%였다. 대학생들의 대부분은 인터넷과 TV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었다.

영화 ‘1987’을 보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독재정권의 보도통제 하에서도 기자들의 용기있는 보도가 있었다. 과거 신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독재정권은 어떻게든 신문과 방송을 장악하려 했다. 지금은 인터넷 포털이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정보를 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중교통에서 신문 보는 사람을 보기도 힘들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정보 전달 수단에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한때 종이책이 없어질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종이책은 아직도 많이 나오고 있다. 종이신문의 소멸도 예견됐었다.

읽고 난 후 기억이 더 남는 것은 종이신문이다. 종이 위에 고정된 문자는 깊이있는 사고를 하게 만든다. 지적 능력을 높여 준다. 신문은 한눈에 여러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한 내용만 골라 볼 수 있다.

세계 신문 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27억명 이상의 사람이 종이신문을 읽는다고 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선진국에서 특히 종이신문 독자가 많았다. 전자판 독자도 늘어 인터넷 이용자의 40%가 온라인에서 신문을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와 중국에서는 신문 발행부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인도는 신문 시장의 호황을 맞고 있다. 매출액이 매년 8% 이상 증가하고 있다. 문맹률이 낮아지면서 신문 독자가 늘어나는 탓이다. 인구의 80%가 인터넷 사각지대에 놓인 것도 있다. 인터넷의 저급한 광고성 기사에 싫증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신문은 잘 차려진 정보의 밥상이다. 정기 구독 시 하루 500원 남짓이다. 세상과의 소통 수단이자 지적 수련의 도구이다. 이러한 신문이 외면당하는 이유가 인터넷이 전부일까?

신문마다 편집방향이라고 부르는 성향이 있다. 사설과 칼럼 뿐 아니라 뉴스도 성향에 따라 다른 비중으로 다룰 수밖에 없다. 그러한 차이는 어쩔 수 없다. 성향에 따라 다루어야 할 문제를 다루지 않거나 문제되지 않는 것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닉슨을 물러나게 만든 것은 워터게이트 특종을 터뜨린 워싱턴포스트의 두 기자였다. 정부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언론의 기능이다.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신문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본다.

최근 독자와 광고가 줄어들면서 지역신문은 더 어려운 처지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종이 신문을 본다. 나도 퇴근 후에는 아내와 함께 신문을 보면서 대화할 생각이다. 신문에는 무수한 지식과 정보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언젠가 종이신문의 인쇄가 중단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시대 변화에 따른 언론인들의 변화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배상문 위앤장탑내과 원장·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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