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과 계약후 트레이드 방식
서류작업 등 행정적 절차만 남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타선 보강에 힘쓰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베테랑 내야수 채태인(36·사진)을 품에 안는다.

넥센 히어로즈 관계자는 11일 “채태인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하기로 롯데와 구두로 합의했다”며 “서류 작업 등 행정적인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다. 원소속팀인 넥센은 채태인의 가치를 인정했지만 ‘홈런왕’ 박병호가 복귀하고, 장영석이 잠재력을 드러낸 상황에서 포지션이 겹치는 채태인이 설 자리는 없었다.

넥센은 보상 선수 없이 채태인을 풀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FA 시장 개장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다 보상 선수는 없다 하더라도 지난 시즌 연봉 3억원을 받은 채태인을 영입하려면 보상금으로 9억원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영입에 나섰다. 롯데는 대신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을 제안했고, 두 팀은 이에 구두로 합의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구단이 FA를 영입할 때 엄청난 규모의 보상을 피하고자 취하는 계약 형태다.

원소속팀인 넥센이 먼저 채태인과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손아섭, 민병헌과 FA 계약하느라 많은 돈을 쓴 롯데로서는 채태인 영입으로 인한 보상금 출혈을 막을 수 있다.

또 팀 내 유망주를 보호하기에도 유리한 방식이라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채태인 영입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했다.

부산상고 시절 전도유망한 좌완 투수였던 채태인은 2001년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으나 그해 왼쪽 어깨 수술 후 재기에 실패, 2005년 방출당했다.

이후 채태인은 한국으로 돌아와 군 복무를 마친 뒤 2007년 해외파 특별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으며 타자로 전격 전향했고, 2016년 넥센으로 이적했다.

채태인은 지난 시즌 109경기에서 타율 0.322, 12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0.500, 출루율 0.388로 건재를 알렸다.

좌타자 채태인의 주 포지션은 1루수다. 롯데가 채태인 영입을 확정하면 우타자 1루수인 이대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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