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가파른길 사고위험 지적

▲ 11일 박영웅 교통문화시민연대 대표와 김만현 남구의회 의원, 김진석 민중당 울산시당 부위원장 등이 울산시 남구 대현더샵 공사장 앞 급경사로를 살펴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남구청, 가파른길 사고위험 지적
시공사에 경사도 완화 공사 요청
경사도 19→11%까지 낮추기로
일부 주민 “더 낮춰라” 요구 갈등

울산 남구 대현더샵 2단지 공사 현장과 대현동 디아채아파트 사이 도로의 경사도 완화 수준을 두고 남구청과 인근 주민들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공사 측은 남구청의 요구에 따라 해당 구간에 대한 경사도를 기존 19%에서 11%로 완화하는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일부 주민들은 현재 계획보다 더욱 경사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11일 오전 찾은 남구 대현동 디아채아파트 정문 반대편 도로. 신선여고와 야음시장 중간 쯤에 위치한 이 도로는 총 연장이 약 150m가량으로, 급경사지에 위치해 있다. 오르막 구간을 거쳐 내리막으로 향할 때에는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갑자기 낙하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

특히 차량이 내리막으로 진입할 때 맞은 편에서 접근하는 차량이 잠시 시야에서 벗어나기도 해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 구간의 경사도는 19%(약 11도)로, 경사가 심한 것으로 유명한 중구 동강병원 진입구간(20%)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당초 경사로 주변에 위치한 대한감리회 울산교회 건물이 있다 보니 도로의 경사도를 완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교회의 철거 및 신축공사가 진행되면서 경사로 완화가 가능하게 됐다.

남구청은 이 구간이 가파른 경사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시공사 측에 경사도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고, 시공사 측은 이를 수용했다.

시공사 측은 상단부를 약 4m 가량 깎아내고 하단부를 약 3m가량 높여 현재 19%의 경사도를 11%(약 8도)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전동휠체어가 통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른 경사였지만 이 공사가 완료되면 전동휠체어 통행이 가능해 진다.

하지만 주민들은 현재 계획보다 경사를 더욱 완화해줄 것을 남구청에 요구하고 있다. 한 주민은 “현재 계획대로 경사도를 완화하더라도 사고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적어도 도로 옆 아파트 놀이터 높이 정도까지는 경사도를 낮춰야 안전해 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경사가 심한 도로를 완화하는 공사는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고, 시공사 측에서 이를 맡아야 할 의무도 없었지만 구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도로 경사를 더 낮출 경우 디아채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외부에 드러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경사도 11% 정도면 사고 위험을 없앨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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