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위원 외 입장금지’에 통합반대파 격렬 항의
‘중재파’도 절차적 문제 제기…논란 이어질 듯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최경환 의원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첫 공식 절차인 12일 국민의당 당무위원회에서 찬성파와 반대파의 격한 충돌 속에 전당대회 소집 안건이 가까스로 통과됐다.

통합반대파가 당무위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에 거칠게 항의하면서 시작부터 양측 간에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고 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특히 통합반대파는 물론 일부 중재파 의원들조차도 당무위 진행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통합반대파가 전원 퇴장한 가운데 안건 처리가 이뤄져 향후 논란을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본관에서 안철수 대표 주재로 ‘바른정당과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안건을 상정하기 위한 당무위원회를 개의했다.

당무위원들의 입장 후 김관영 사무총장이 개의를 선언하고 나서 회의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려던 순간, 통합반대파들의 항의가 터져 나오며 회의장 주변은 순식간에 소란에 휩싸였다.

바로 옆 회의장에서 의원총회에 참석했던 반통합파 의원과 당직자들이 당무위 회의장에 입장하려고 했으나, 안 대표 측 지도부가 당무위원 이외의 입장을 전면 막아서면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반대파는 “문 열어! 회의 공개해!” 라고 소리쳤으나 안 대표 측 당직자들은 문 앞에서 이들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서로를 팔로 밀치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안 대표 측에서는 당무위원이 아닌 사람 중에서도 의원들의 경우 입장을 허용했지만, 그 후로도 회의는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통합반대파인 유성엽 의원은 “당의 명운이 걸린 당무위를 의총이나 최고위에 보고도 하지 않고 개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안 대표는 개의선언 직후 “담대한 변화의 길에 우리가 함께 서 있다”고 인사말을 이어갔으나, 반대파인 장정숙 의원은 안 대표 발언 도중 “뭐하는 짓이냐. 왜 회의장에 못 들어오게 하느냐”고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회의장 내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만 달았으면 다인가” 등의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후 김 사무총장은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려 했으나, 반대파 의원들은 “뭐가 무서워서 회의를 공개하지 않느냐”고 따지며 항의를 이어갔다.

20여 분간 승강이를 벌이던 양측은 기자단이 퇴장하면서 비공개로 당무위 회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상정된 안건들에 대한 찬반 발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애초 예상과 달리 회의는 3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반대파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의 대변인인 최경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성엽·장병완·박주현 의원 등은 물론 중립파인 박주선·김동철 의원도 반대토론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런 식의 통합으로는 당이 분열되고 안철수 대표에게도 큰 상처를 남길 뿐”이라는 취지의 비판 발언을 했다고 최 의원은 설명했다.

반대파와 중립파 의원들은 통합 추진에 대한 반발의 표시로 회의 도중 퇴장했다. 집단 퇴장 배경에는 자신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뜨면 당무위 의결정족수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렸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합파만 남자 안건 의결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결국 2월 4일 합당을 결정짓는 전대 개최 방안이 확정됐다.

김철근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 현장에 있던 당무위원 39명이 모두 찬성 표결을 했다”고 전했다.

당무위 재적 인원은 총 75명으로, 그 절반인 의결정족수 38명보다 1명 많은 ‘턱걸이’로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통합파의 한 관계자는 “5명이 서면으로 찬성 의견을 제출한 만큼 실제로는 44명이 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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