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특별대국의 출발점"

▲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2018 해비치 이세돌 대 커제 바둑대국' 직전 이세돌과 커제가 악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한국과 중국의 바둑 스타들이 대국하는 일은 흔치 않다.

한국 최고의 인기 기사 이세돌 9단과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은 어떻게 제주도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을까.

13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2018 해비치 이세돌 대 커제 바둑대국'이 열렸다.

이세돌 9단은 제주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는 있지만, 대국과 교육 활동 등을 위해 서울에서 주로 머문다. 이 대국을 위해 전날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건너왔다.

커제 9단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제주도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 제주도 방문은 처음이다.

이 대회를 주최한 해비치호텔의 이민 대표는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라는 연결고리로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데뷔 무대인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 인간 대표로 출전한 기사다. 알파고에 1승 4패로 최종 패했지만, 승리를 포기하지 않은 집념으로 감동을 줬다.

커제 9단은 2017년 5월 더 강해진 알파고의 상대로 낙점됐다.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알파고에 3판을 내리 지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미 알파고는 인간계를 뛰어넘은 상태였고, 커제 9단은 용기 있게 도전했지만 패배를 인정해야만 했다.

이세돌 9단과 커제 9단은 알파고 대국 이후 바둑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됐다.

이 대표는 "알파고를 상대한 두 명의 기사가 제주에서 대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해비치호텔은 2016년 고급 레스토랑 개점을 마치고 다른 문화 행사 기획에 들어갔다. 때마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게 바로 알파고의 등장이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문화교류로 방문객들께 즐거움을 드리려고 노력한다"며 "도민과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제주도에 중국인들도 많이 오는 만큼 한중 스포츠 문화교류를 추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이탈리아 요리사로 호텔에 입문, 24년 셰프 경력을 쌓고 34년 차 호텔리어로 경영자에 오른 이 대표는 "그동안은 음식 등 호텔과 관련한 이벤트를 많이 했는데 이번 대국으로 문화 사업의 저변을 넓힌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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