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보와 체감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사람이 호흡하는 높이에 설치돼 있어야 할 미세먼지 측정소 가운데 80%가량은 엉뚱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제공.

 

예보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으로 나오지만 눈으로 보고 체감하는 미세먼지는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일까?

예보와 체감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사람이 호흡하는 높이에 설치돼 있어야 할 미세먼지 측정소 가운데 80%가량은 엉뚱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환경부와 국회 환경노동위 송옥주(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도시대기측정소 264개 가운데 설치·운영 지침을 지킨 곳은 46곳(17.4%)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 지침에 따르면 측정구의 높이는 원칙적으로 사람이 생활하고 호흡하는 높이인 1.5∼10m에 설치돼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 높이를 조정할 수 있지만, 이때도 규정에 따라 30m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조사 결과 전국 대기측정소 측정구의 높이는 평균 14m로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 지침에 어긋난다. 이 가운데 전체의 44%인 측정소 117곳의 측정구가 10∼15m 수준이었고, 높이가 15∼20m인 측정소는 75곳(28.4%)이나 됐다.

실제로 환경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도시대기측정소(측정구 높이 10m 이상), 지상(측정구 높이 2m) 각 10곳의 산출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10곳 중 7곳에서 기존 대기측정소 대비 이동측정차량의 미세먼지 PM10 농도가 더 높게 나왔다.

결국 측정소 대부분이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 지침에 어긋나는 곳에 설치되면서 실제 체감 미세먼지 농도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번 실태 조사를 토대로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을 지난 10일을 개정했다.

홍동곤 환경부 대기정책과장은 “관련 지침을 개정한 만큼 20m를 초과하는 측정소는 단계적으로 이전해 체감오염도와의 차이를 최대한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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