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과 맞트레이드로 지명

신인드래프트 상위권 유망주

미래가능성 본 넥센의 선택에

롯데 ‘숨겨둔 선수’라며 당혹

▲ 울산공고 야구부 출신으로 넥센에서 새출발하게 된 좌완투수 박성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울산공고 야구부 출신으로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소속이던 좌완투수 박성민(20)이 FA신분인 넥센의 베테랑 채태인(36)과 맞트레이드돼 올해부터 넥센에서 뛰게됐다.

롯데와 넥센은 지난 12일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채태인과 박성민을 맞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사직중과 울산공고를 졸업한 박성민은 프로필상 183㎝, 93㎏의 건장한 체구를 갖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7경기에 등판해 26.2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9.11의 다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프로에서 경험을 쌓는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채태인의 롯데행이 결정된 이후 사실 야구계의 관심은 반대급부로 넥센으로 이동할 롯데 선수가 누군지에 쏠렸다. 넥센은 롯데의 좌완투수 중 한명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결과 지목된 선수가 바로 박성민이었다.

박성민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3순위)에서 상위 픽에 뽑힐 만큼 롯데 내부에서도 유망주로 미래가능성과 잠재력을 보고 지명한 자원이다. 좌완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롯데였기에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스카우트팀은 드래프트에서 박성민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내다보고 선택했고, 넥센 역시 베테랑 채태인을 내주고 데리고 올 선수로 박성민을 콕찍어 제시할 만큼 박성민의 잠재성은 양쪽 모두 인정한 셈이다.

특히 롯데 내부에서는 넥센이 채태인의 맞트레이드 대상자로 박성민을 지목하자 ‘꽁꽁 숨겨뒀던 선수’라면서 당혹감을 감추지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스카우트팀은 박성민에 대해 “울산공고 2학년때까지 투수를 했고 3학년때 몸이 안좋아서 잠시 타자로 뛰었다”면서 “당시 넥센도 박성민을 눈여거보고 5~6라운드에 지명하려고 했는데 우리(롯데)가 먼저 지명하자 놀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박성민은 2군 전지훈련때 140㎞ 초중반의 공을 뿌렸고 폼도 특이해 지난해 후반기에 계속 기회를 주려했다. 훈련태도와 성실성은 나무랄데 없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울산공고 시절 박성민을 지도한 진동한 감독은 “1학년때 경남고에서 울산공고로 전학을 왔다. 피처(투수)로 기대를 많이 했었고 좌완에 직구 구속도 142~3㎞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신체조건이 좋아 타자로도 성적이 꽤 괜찮았다. 프로에서도 미래 가능성을 보고 지명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울산공고 출신 김웅빈(넥센), 구창모(NC) 등 프로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분명 선수 본인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넥센에서도 잘 배워서 다치지 말고 오래 야구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고형욱 넥센 단장 역시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박성민은 고교 시절 140㎞가 넘는 직구를 던졌다. 2~3년 뒤를 내다본 결정”이라며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은 타고났다. 당장은 보완해야할 것들이 있지만 잘 육성한다면 내년 혹은 내후년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야구계에서는 이번 사인 앤 트레이드를 놓고 의외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박성민이라는 무명의 좌완 투수를 유망주를 잘 키우고 수집하기로 유명한 넥센이 콕 찝어 지명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장타력과 뛰어난 수비능력을 갖춘 베테랑 채태인을 내주면서,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신인 좌완투수를 반대급부로 결정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롯데는 FA 영입에 따른 보상금 지급 등 별도 비용 부담없이 베테랑 내야수를 품었고, 넥센은 젊은 좌완투수의 합류로 미래를 내다보며 마운드 무게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당장은 롯데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넥센의 선택이 옳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박성민은 현재 개인운동을 하고 있으며, 추후 확정될 선수단 일정에 맞춰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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