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남구 협상 답보에

빈 건물 펜스 둘러 안전조치

인근상가 매출 30~40% 급감

조속한 협상 타결 촉구

▲ 울산시 남구 옥동에 위치한 울주군청 옛청사 본관 앞 주차장을 제외하고 방호펜스가 설치돼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 울주군과 남구청의 옥동 옛 군청사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군이 지난달 이사 후 빈 건물로 남아있는 옛 청사 관리를 위해 차단 펜스를 설치했다. 군청사 이전 후 급격한 매출 감소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는 인근 상인들은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하지만, 분납 기간에 대한 이견이 커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14일 찾은 옥동 옛 청사 건물은 본관 앞 주차광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펜스가 둘러처져 있었다. 안전사고 및 범죄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군은 펜스에 출입문 3곳을 설치한 뒤 업무용 차량 외에는 출입을 제한한다.

군은 미관 저해를 막기 위해 펜스에 울주의 자연경관 사진을 부착키로 했다. 그러나 야간에는 건물 전체가 소등돼 도심 한복판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군과 남구가 벌이고 있는 매각 협상은 답보상태다. 군은 당초 매각 대금 일시납을 요구했지만, 남구의 사정을 감안해 의회 등과 협의를 거쳐 3년 분납을 허용키로 하고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자금 조달이 원활치 못한 남구는 이달 초 조건이 더 완화되지 않으면 협상이 어렵다고 답신했다. 이어 지난주 당초 10회 분납에서 다소 진전된 7회 분납을 검토하고 있다고 구두로 통보했다. 양측의 이견이 다소 좁혀졌지만 큰 진전은 없어 실무협의만 진행하며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협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군은 지난달 말 민간매각을 위한 도시관리계획변경 결정용역을 발주했다. 공공청사로 한정된 부지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 허가권자인 남구청에 제출할 신청 서류를 준비하는 작업이다.

군은 지난해 9월 발주한 청사활용방안 용역이 2월 중 완료되면 이를 활용해 남구청 도시계획심의위에 도시관리계획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다.

남구도 지난해 말 군 청사 매입 관련 활용 및 재원조달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해 3월 중순께 완료할 예정이다. 재원조달 및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지만, 용역 결과가 나오더라도 430억원으로 추산되는 매입 비용에 70억~100억원이 소요될 리모델링 비용까지 총 500억원 이상이 필요해 자금 조달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인근 상인들은 청사 이전 후 매출 급감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공무원은 물론 민원인까지 사라져 유동인구가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식당의 경우 매출이 30~40%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기존 업주들은 물론, 군청사가 곧 남구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하고 문을 연 업주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공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주말은 큰 변동이 없지만 주중 점심 손님은 절반 이상 급감했다. 대공원 인근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청사와 가까운 식당들은 타격이 훨씬 클 것”이라며 “인근 상권을 위해서라도 두 지자체가 조금씩 양보해 빨리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지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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